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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총리에 이어서 잇따라 극우 의원들의 망언도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일본의 망언이 어디까지 갈지, 목적은 무엇일지 권철현 전 주일대사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어서 오세요.
-반갑습니다.
▶ 그동안 일본이 잊을 만하면 망언하고 망언했는데요. 이번에는 총리부터 하시모토 오사카 시장, 이시하라 신타로 등 여러 사람들이 지금 일제히 들고 일어나듯이 하고 있어요. 왜 이런 걸까요?
-작년 12월 총선거, 이번 7월에 예정된 참의원 선거를 노려서 하는 것도 있고요. 또 하나는 한쪽이 강경 발언을 해서 인기가 올라간다고 판단되니까 그렇지 못한 쪽에서 만회하기 위해서 좀 더 강한 발언을 하게 되고,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가는 장면까지 노출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 대사님이 주일대사로 계실 때도 망언 때문에 한동안..
-없었습니다. 제가 대사로 있을 동안인 3년 2개월 간 망언이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 당시 정부의 성격, 정권의 성격이 달라서 입니까?
-제가 여기서 말씀드리기 어려운데요. 사전 대책을 세우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되고 네트워크 형성도 중요하고 MB정권 말기와 저쪽 정권의 말기, 양쪽 정부가 같이 선거를 맞이한 타이밍도 좋지 않았다고 생각되어지고. 양국이 서로 책임이 있는 부분도 있고 복잡하게 얽혀있는 것 같습니다.
▶ 아베 정부 지지율이 높다면서요?
-정당의 지지율은 자민당이 52%정도 되는 것 같고요. 아베 총리의 지지도는 70%가 넘고 있습니다.
▶ 아베노믹스 때문에 높아졌다고 하던데 극우 망언이 영향을 줍니까, 안줍니까?
-아베노믹스가 제일 중요하죠. 아베노믹스를 통해서 엔저, 수출의 활성화, 국채에서 사 들인 것에서 돈이 풀려나가는 등 경제가 활성화되는 모습이 나타나는데 20년 만에 나타난 현상이거든요. 그래서 일본국민들이 ‘이제 경제가 좀 사는가 보다’ 라는 생각이 있다 보니까 망언에 대해서 약간 용인해주는 분위기가 있고 아베 같은 사람은 근본적으로 우경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아베노믹스로 인해서 성공한 인기를 우경화로 연결시켜서 같이 덕을 보려는 전략이 숨어 있는 거죠.
▶ 이시하라와 하시모토가 공동대표로 있는 일본 유신회 지지율은 많이 떨어졌다고 하던데 그건 왜 그런 겁니까?
-처음에는 굉장한 인기를 가졌습니다. 원래 하시모토라는 사람이 중앙정치 폐해를 지적하면서 지방 정치를 일으켰던 인물이었기 때문에 인기가 있었고 일본 유신을 만들어서 나올 때도 괜찮았는데 이시하라를 영입하면서부터 문제가 생기기 시작하고 극단적인 발언이 자꾸 나오기 시작하면서 나중에는 위안부에 관한 아주 결정적인 잘못을 저질러 버렸잖아요. 그러니까 같은 보수 우익 쪽에서도 잘못되었다고 지적하고 많은 곳에서 지적을 하다 보니 10% 유지하던 인기가 5% 이하로 떨어지는 그런 현상을 가져왔습니다.
▶ 일본 유신회, 하시모토가 정당을 만든 거죠?
-작년 9월에 만든 우익정당 중에 하나죠.
▶ 정당인데 이름이 유신회네요.
-그렇습니다.
▶ 소속 국회의원이 30명 정도 됩니까?
-아닙니다. 54명 정도. 일본 제3당이 되었습니다.
▶ 이시하라 신타로 원래 유신회를 시작한 사람은 아니죠?
-아닙니다. 동경 도지사를 하다가 도지사를 그만두고 선거에 나와 있으니까 하시모토가 영입을 한 건데 그 영입이 잘못됐던 것 같습니다.
▶ 하시모토하고 이시하라를 모아놓으니까 이런 말씀 드리기 좀 그렇지만 정신이상집단을 모아놓은 것처럼 되어 있어요.
-이성을 잃었다고 할 수밖에 없고요. 또 하나는 일본 국민들의 아베에 대한 지지를 잘못 분석하고 있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 그러다보니까 아베 내각이 일본 유신회 하고 거리를 두는 모습도 보이고 있어요.
-아베가 가능하면 역사문제에 대한 발언을 줄이려고 하는 모습을 조금 보이고 있습니다만 궁극적으로 아베가 가지고 있는 태생의 한계, 자기 외할아버지가 A급 전범 용의자였고 따라서 침략을 인정하면 자기 외할아버지가 침략자가 되고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으면 전범을 다 인정하게 되는 것이고 자기 외할아버지가 전범이 되고, 이러다 보니 침략을 부정하고 야스쿠니로 가게 되는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 야스쿠니를 알링턴 국립묘지와 비교하는 것은 전 세계적인 비난을 받을 거 같은데요.
-참 답답한 말씀인데요. 알링턴 국립묘지는 미국을 위해서 싸운 참전용사들의 국립묘지 아닙니까. 그러니까 그것을 야스쿠니와 같다고 해서 마치 야스쿠니가 A급 전범들이 있는 것을 망각 시키고 일본을 위해 싸우다가 죽은 참전 용사들과 같은 것처럼 미화시키려고 하는 것이죠. 제일 중요한 차이는 알링턴 국립묘지는 전범이 없다는 겁니다. 2차 세계대전에서 전사자가 2천 7백만이고 희생자가 2천 5백만입니다. 태평양 전쟁에서 2천 2백만 희생자가 났거든요. 이런 전쟁을 일으킨 전범자들은 독일을 비롯한 어떤 나라의 국립묘지에도 묻히지 못합니다. 전쟁 끝나기 전에 묻혀 있었던 전범들은 전쟁이 끝나고 나서 다 이장을 시켰을 정도로 이장이 곧 반성이라는 자세를 독일 같은 나라는 가지고 있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근본적인 차이가 나는데 만약에 일본을 위해서 싸운 사람이니까 라고 한다면 히틀러도 독일을 위해서 싸웠으니까 영웅이고 애국자냐, 이런 문제가 나오기 때문에 말이 안 되죠.
▶ 일본은 국립묘지가 따로 없습니까?
-그렇습니다.
▶ 문제가 되는 야스쿠니는 야스쿠니 신사잖아요. 우리가 생각하는 알링턴 국립묘지와 현충원 국립묘지와 개념이 다른 것 같아요.
-그렇지만 야스쿠니가 생기게 된 배경이 옛날 무신정권을 물리치면서 메이지 유신을 가져왔을 때 희생당했던 사람들, 2차 세계대전에서 죽은 사람들, 이런 사람들을 다 할 때 국가적인 차원에서 했기 때문에 천왕을 위해서 했기 때문에 그런 겁니다.
▶ 대사님이 박사 과정도 일본에서 밟으셨잖아요. 일본 대사도 지내셨지만 그전부터 일본을 잘 알고 계실 텐데 일본의 극우세력이 있는가하면 양심세력, 평화우호 세력들도 상당히 있지 않습니까. 시민사회 세력이 단단하게 받쳐주고 있어서 나름대로의 균형을 잡아왔는데 그게 무너지고 있는 거 아닌가요?
-이렇게 보셔야 합니다. 맥아더 군정이후 지금까지 60년간 미국식 민주주의 교육을 일본도 받아왔습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일본 국민들은 민주주의 교육을 받은 사람입니다. 그래서 우경화, 핵무장 하는 것들에 대해서 거부반응을 많이 가지고 있는데 한 줌 밖에 안 되는 극우주의자들이 어떤 곳의 지원을 받으면서 크고 위협적인 목소리를 내기 때문에 그것이 굉장히 집중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대다수 국민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단지 20년간 버블 경제에서 벗어난 것 같은, 좌절과 침울 에서 살아난 것 같은 아베노믹스 때문에 이것이 용인되는 것이지 일본 국민들이 군국주의화 되는 것을 지지하거나 그런 것과는 다르다고 봅니다.
▶ 그래서 아베 정권의 지지율은 높지만 헌법 개정까지는 못 갈 거라는 분석도 있더라고요.
-그렇죠. 헌법 개정을 위해선 군대 재무장이라든지 핵무장, 군대 해외 파병 등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미국을 비롯한 인근 국가들의 합의가 있지 않은 한 어렵고 일본 자체 내 국민들의 여론도 상당히 반대가 더 많기 때문에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96조부터 고치겠다고 하는 게 꼼수인데 그 꼼수도 힘들 것 같은데요.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요. 조금 힘들 거라 생각합니다.
▶ 지난주에 이지마 참여가 방북하지 않았습니까. 그 자리에서 필담을 나눌 정도로 상당한 수준의 이야기들이 오갔을 거라고 예상 되는데 일본이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검토 중이라고 했어요. 북한과 일본 무슨 생각일까요?
-검토 중 인 것이 아니고 검토를 하고 있고요. 머지않은 시간에 아베 총리가 북한을 방문할 가능성까지 있지 않겠나 저는 봅니다. 이지마 이사오라는 인물에 대해서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고이즈미 총리 때 30년간 보좌한 인물이고 고이즈미 총리가 2002년 2004년에 북한에 방문해서 김정일을 만났는데 그때 사전에 가서 사전조정 작업을 다 했던 인물이고 함께 갔던 사람입니다. 따라서 이번 아베 특사, 밀사로 그 사람이 갔다는 것은 과거의 성공 실패 여부를 잘 아는 노련한 프로가 갔다고 봐야 합니다. 그냥 간 것이 절대로 아니고 뭔가 깊은 내용을 가지고 가는 겁니다. 납치문제, 핵미사일, 이것이 일본이 북한에 바라는 것이고 북한은 일본에게 경제적 지원, 식량, 의료용품을 요청하는 타이밍이 서로 맞은 거죠. 상당히 깊이 있는 진행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
▶ 나이가 꽤 많아 보이네요.
-그렇습니다.
▶ 그 사람이 역할을 해서 아베 신조 총리의 방북 가능성을 말씀하셨는데 방북을 하게 되면 북한이 뭔가 선물을 줘야 될 거 아니에요. 납치된 사람 몇몇을 돌려보낸다든가 예전에 그랬던 적이 있잖아요.
-고이즈미가 갔을 때 5명 납치된 사람들을 데려왔었는데 그때 고이즈미가 북한에 25만 톤의 식량과 1천 만 불의 의약품을 준 적이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그 보다 더 주어야 할 겁니다.
▶ 그때 고이즈미가 많은 돈을 주었지만 납치당한 일본 국민들을 데려옴으로써 정치적 효과는 그보다 훨씬 많이 누렸잖아요.
-재밌는 것은 오늘이 5월 22일 아닙니까. 고이즈미가 2차 북한을 방문했던 것도 2004년 5월 22일이었습니다. 가서 그런 것을 주고 5명을 데려왔는데 그 해에도 7월 달에 참의원 선거가 있었습니다. 금년에도 7월에 참의원 선거가 있습니다.
▶ 그 선거에서 고이즈미가 이겼잖아요.
-선거는 약간 차로 졌습니다. 대패할 줄 알았지만 대패는 안하고 작은 차로 졌지만 그 후에 중의원을 해산하고 대거 당선 시키고 결국 우정 민영화를 이뤄냈죠. 이번에 아베도 똑같은 과정을 밟아서 7월 참의원 선거에 대승해서 헌법 개정을 하려고 하는 목적을 같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고이즈미 때보다 더 큰 선물을 주지 않겠는가. 여기서 하나 아셔야 될 것은 일본이 왜 이렇게 납치 문제에 대해서 매달리느냐. 왜 꼭 납치 문제를 해결해서 국민들의 지지를 받으려고 하느냐. 여기에 지금 일본 정부가 처한 것과 관계가 있습니다. 일본은 항상 가해자 아닙니까. 아시아를 못살게 군 가해자. 그러나 납치 문제에 있어서만은 일본이 피해자니까 이것을 부각시키기 위해서 ‘우리도 피해자였다’ 이것을 하기 위해서 피해자 문제를 굉장히 꺼내는 것 중에 하나가 이번 건이라고 봅니다.
▶ 참의원 선거가 끝나면 원래대로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고 보시나요?
-그렇게 돌아왔으면 좋겠는데요. 이미 작년 12월 중의원 선거에서 내 건 공약이 있고 이번 7월 참의원 선거에서 내건 공약들 전부가 아시아, 한국과 갈등이 조성될 수밖에 없는 내용들로 꽉 차 있습니다. 따라서 그것들을 이행하고 실행해야 되는 과정 속에 또 많은 어려움이 나오지 않겠는가. 단지 아베노믹스가 단기 성과에서 끝나버려서 경제가 어려워지는 상황이 나와 버리면..
▶ 그런 것 때문에 지금 아베 망언, 하시모토 망언이 나오는데 그러다보니까 지난 두 달 사이에 일본이 완전히 국제미아가 되어 버렸잖아요. 미국, 중국, 우리나라도 상대를 안 하고 있는데 그렇게 국제적인 왕따를 감수하면서라도 계속해서 이런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국내정치에 좋다고 생각하면 그렇게 할 것 같은데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국격 이라고 하는 것은 도덕성에서 나타나는 것인데 일본은 도덕적인 주권회복이 아직 안되었다고 제가 늘 주장합니다. 그래서 지금 일본의 국격이 제대로 살아나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망언을 계속 하는 것이 아베나 정치인들이 가지고 있는, 일본 국민들이 정치 불신을 어마어마하게 해서 정치지도자들을 엄청나게 폄하 시켰습니다. 이것을 어떻게 하면 뚫고 다시 살려낼까 하는 방안을 생각하다가 외곽을 두드리는 노련한 수법으로 문제를 해결합니다. 그래서 외곽의 인근 국가들을 공격하고 그럼으로써 일본 국민들의 잠재의식을 깨우고 내셔널리즘에 불을 붙이고 그러면서 일본 지도자들한테 와야 할 화살을 다른 데로 돌리는..
▶ 그 전략이 위험한 게 한 번 잘못하면 완전히 망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아베노믹스가 활성화 되는 것 같아서 참지만 만약 이것이 주변 국가에 퍼져서 일본의 신뢰도가 떨어진다든지 또는 일본의 국격이 떨어져서 그것이 일본 경제에 손상을 일으키면 부메랑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죠.
▶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서 마무리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