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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 년의 시간 동안 평범한 회사원 생활을 해 온 (주)보루네오 가구 빈일건 대표. 회사 생활을 하며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전문 경영인의 자리에 올라 세계 최초로 옻 가구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현장 경영과 도전정신만이 이러한 일을 이루어 낼 수 있다고 말하는 그는 50년 전통의 보루네오 가구를 다시 한 번 일으키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정완진의 The CEO'에서 그를 직접만나 옻 가구를 개발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입니다.
Q. 회사 생활을 처음 시작한 곳은 어딘가요?
쌍용이었습니다.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나온 덕분에 법무 부서에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워낙 지적 호기심이 강해서 모르는 것은 그냥 넘어가지 못해서 밤이고 낮이고 일을 익히기 위해 노력했어요. 그러다보니 남들보다 일찍 회사 업무에 대해 파악했고 모든 부서에서 하는 일을 다 알게 되었죠. 때문에 중요 계약이나 투자에 관한 것도 맡았었습니다. 그때부터 현장에 대한 중요성도 남들보다 먼저 알았고 영업부로 부서를 옮기게 되었습니다.
Q. 영업부서에서 하는 일은 주로 어떤 일이었나요?
철강을 수입하고 수출하는 업무였습니다. 인도의 질 좋은 철강이나 중국의 철강을 우리나라로 들여와서 판매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였고 그래서 다른 동료들보다 앞서 나갔던 것 같습니다. 과장도 남들보다 일찍 특진을 하게 됐고요. 회사 경영이 무엇인지 깨달은 것도 모두 이런 일들 덕분이었던 것 같아요. 거의 10년 동안은 밤을 새는 것은 물론이고 주말도 없었습니다. 휴가도 한 번 간 적이 없었네요.
Q. 임원도 하셨나요?
쌍용이 해체되면서 강덕수 회장이 세운 (주)STX로 스카우트 되어 갔습니다. 전력 기획 팀장으로 일하게 되었는데 워낙 신입 사원 시절부터 신임이 두터웠던지라 또 다시 모든 부서의 일을 맡다시피 했죠. 동료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경영에 대해 깊이 관여하는 정도가 되었습니다. 2007년엔 홍보팀에서 일하면서 광고상을 수상해 회사를 알리는데 일조했고 그러다보니 어느 덧 제가 회사를 경영하는 임원의 자리까지 올라가 있었습니다. 경영에 대해 더 알 수 있는 좋은 시간들이었습니다.
Q. 회사원 생활을 오래하면서 힘든 순간은 없으셨나요?
임원의 자리까지 올라가고 나서 시련들이 닥치기 시작했습니다. 2011년에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회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회사는 물론이고 계열사들도 흔들리면서 하나 둘 씩 적자가 났습니다. 그러면서 STX에 대한 좋지 않은 루머들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더라고요. 입소문이 무섭다고 루머가 퍼지자 걷잡을 수 없이 커졌고, 심지어 투자자들도 떠났습니다. 회사가 힘들어지는 것은 당연했고 임원으로서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경영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제가 스스로 회사를 나왔습니다. 회장님이 잡으셨지만 죄책감에 그냥 회사를 다닐 수가 없더라고요.
Q. 보루네오 가구를 맡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그렇게 회사를 나온 후에 저에게 잠시 동안의 휴식기가 생겼습니다. 등산을 다니며 제 자신을 다독이고 더 강해질 수 있는 시간들을 가졌습니다. 그러던 중에 지인 분께서 보루네오 가구에 전문 경영인이 필요하다면서 전화를 해오셨습니다. 제가 경영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가 있다 보니 적임자라고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고민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 제안을 받아들였고 2012년 6월에 보루네오 가구 대표 자리에 앉게 되었습니다.
Q. 처음 회사를 맡고 하신 일은 무엇인가요?
보루네오 가구가 50여 년의 전통을 가지고 있는 가구 회사였지만 당시에는 회사 내부에도 좋지 않은 일이 있었고 때문에 매출도 점점 하락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회사 직원들의 표정과 분위기도 매우 가라앉은 상태였습니다. 이런 분위기로는 회사가 더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 분위기 쇄신을 가장 먼저 하게 되었습니다. 전국 77개의 매장을 다 돌아다니며 직원들을 독려하고 제가 가지고 있는 영업 노하우 등을 직접 알리고 나섰습니다. 또한 직원들과 함께 동강으로 떠나 같이 먹고 같이 자고 같이 즐기며 직원들의 사기를 올리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자 거짓말 같이 직원들의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분위기도 밝아져 매출도 점점 상승했습니다.
Q. 직원들의 분위기가 바뀌고 나니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일단은 뿌듯했고 이렇게 분위기가 올라갔을 때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보루네오 가구만의 차별화된 가구를 만들고 싶어졌습니다. 어떤 가구를 만들까 끊임없는 시장조사를 했고 가구는 디자인과 실용성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러려면 디자인팀과 연구팀이 필요했는데 당시에는 이 두 가지가 충족되지 않아 있었습니다. 또 발 벗고 나섰습니다. 좋은 디자인팀과 연구팀을 꾸리기 위해서요. 전문가를 찾아 나섰죠.
Q. 그렇게 해서 찾은 전문가들은 누구였나요?
김재열 예총(사단법인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회장님이었습니다. 저보다 디자인이나 가구에 대해 잘 아는 사람 분이셨기 때문에 제일 먼저 찾아갔죠. 그런데 단호하게 거절을 하시더라고요. 하지만 우리 회사에 꼭 필요한 분이라고 생각 됐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찾아갔죠. 두 달간을 매일같이 찾아가니까 결국엔 허락을 하셨습니다. 그렇게 김재열 예총 회장님이 저희 회사 고문 자리에 앉게 되셨습니다. 또 신응선 연구 소장을 토대로 디자인 자문 위원까지 2명을 모셔와 최강의 디자인팀과 연구팀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Q. 디자인팀과 연구팀이 만들어 진 후 어떤 변화가 생겼나요?
우리만의 차별화 된 가구가 있어야 된다는 생각 하에 어떤 가구를 만들지 바로 연구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많은 연구와 시장 조사 끝에 알아낸 것이 바로 옻 가구였습니다. 예전부터 가구가 부식 되면 옻칠을 해 부식을 맞곤 했었는데 그런 것에서 착안 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옻은 대량생산이 불가능하고 경화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직원들도 많은 반대를 했어요. 하지만 일단 도전이라도 해보고 싶어서 될 때까지 도전을 했고 그 결과 보루네오만의 비법을 만들어냈습니다.
Q. 개발하는데 있어 힘든 점은 없었나요?
물론 힘들었습니다. 몸에 옻이 올라 무척 고생을 했어요. 저 뿐만 아니라 많은 직원들이 옻 때문에 많이 괴로워했습니다. 무려 5개월을 그렇게 옻과 함께 했으니까요. 또 옻은 경화시간, 즉 굳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6개월의 개발 끝에 결국 경화시간을 줄이는 방법을 개발했고 이제 곧 옻 가구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Q. 앞으로의 꿈은 무엇인가요?
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