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 방문 판매원으로 시작해 연 매출 40억 원을 바라보는 속옷 제조·유통 기업의 CEO로 성공한 노아모드 이미희 대표.
제조 업계에서 보기 힘든 여 사장인 만큼 더욱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속옷 사업으로 대박을 칠 수 있었던 노하우부터 10년 동안 거래한 공장의 배신으로 맞은 위기까지! 그간의 이야기들을 이미희 대표를 만나 직접 들어봤습니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입니다.
Q. 속옷판매에 뛰어 들 게 된 계기?
A. 어렸을 때부터 만드는 것이나 옷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러다가 우연히 친구가 자신이 직접 옷을 팔아보겠다며 옷을 몇 벌 가져왔는데 팔지를 못 하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 내가 팔아줄게 ’ 라며 나섰어요. 그리고 그 옷을 모임에 가져가서 하루 만에 다 팔아버렸어요. 그 일이 있은 후로 자신감이 붙어서 시작하게 된 거 같아요. 그렇게 2년 동안을 직접 발로 뛰어다니면서 판매를 했죠.
Q. 본격적으로 사업이 커지게 된 계기가 있다면?
A. 제가 2년 동안 방문판매를 했었다고 말씀드렸는데 그 때까지는 도매상에서 필요한 양만큼 받아와서 파는 형태였어요. 그런데 어느 날 속옷 공장 사장님이 같이 일을 해보지 않겠냐며 절 찾아오셨어요. 전 당연히 하겠다고 했죠. 도매상을 거치지 않고 공장과 직접 거래를 하게 되면 물건을 더 싸게 팔 수 있었으니까요. 그 때부터 제 매장도 내고 만들어진 완제품만 가져다 파는 것이 아니라 제가 직접 디자인하고 주문한 것을 만들어서 팔기 시작했어요.
Q. 만들어져있는 제품을 받아서 판 것과 대표님께서 만든 제품을 판 것은 어떤 차이가 있었는지?
A. 제가 원하는 스타일로 제품을 만들었을 때는 소비자에게 더 자신 있게 권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가장 잘 알고 있으니, 당연히 설명도 누구보다 더 잘 할 수 있었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말만 그럴 듯하게 한 것은 절대 아니었습니다. 제품도 최상의 질로 만들었죠. 일단 입었을 때 착용감이 좋아야 된다는 점을 최우선으로 두었습니다. 유럽, 미국 등지를 다니면서 디자인도 최고급으로 만들었고요. 그렇게 제 신조와 신념을 가지고 제품을 만들다 보니, 저 자신에 대한 자신감도 생기고 또 시간이 지나면서 더 좋은 제품으로 발전됐던 것 같아요.
Q. 여자 혼자의 몸으로 이만큼 사업을 키워내기까지 힘든 점도 있으셨을 텐데?
A. 네 한번 큰 위기가 있었어요. 공장과 거래를 시작하고 10년 쯤 됐을 때에요. 제가 출장으로 회사를 며칠 비웠다가 출근을 했는데 공장에서 갑자기 거래를 못하겠다고 일방적인 통보가 와있더라고요. 게다가 제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브랜드로 상표등록까지 했더군요. 불행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어요. 며칠 뒤 저희 회사에서 거래처를 관리하던 직원이 그 공장으로 출근을 했다는 연락까지 받았어요. 너무나 배신감이 컸죠. 전 사업을 하면서 신뢰와 믿음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 때의 충격으로 한 달 정도 집에만 틀어박혀있었던 거 같아요.
Q. 위기를 어떻게 극복했나?
A. 첫 번째는 아무래도 가족들과 주변 동료들의 위로죠. 동종업계 사장님들도 제 소식을 듣고 많이 위로해주셨어요. 저희 회사로 와서 직접 도와주겠다는 분도 계셨죠. 그것은 경우가 아닌 것 같아 제가 거절하긴 했지만, 어쨌든 그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정말 위로가 되더라고요. 그리고 또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까 제가 이대로 무너지면 절 믿고 따라와 준 직원들이 하루아침에 실업자가 되는 거잖아요? 그 생각이 든 순간 ‘아 이러면 안 되겠다. 내가 일어서야겠다.’ 싶더라고요. 그래서 다음날부터 다시 회사에 출근했어요.
Q. 그리고 하신 일은 무엇인가요?
A. 그 일이 있고 가장 먼저 한 일은 제 브랜드를 만드는 일이었어요. 다시 회사에 출근한지 일주일 만에 상표등록 신청을 했죠. 사실 그 일이 있기 전에는 사업에 대해서 잘 몰랐어요. 오로지 제품을 어떻게 더 잘 만들어서 판매할까 그 생각뿐이었죠. 경영에 관해서는 문외한이었어요. 제가 만든 상품에 제 상표를 붙이지 못하게 되면서 ‘아 상표라는 것이, 나만의 브랜드가 이래서 중요한 거구나 ’ 하고 깨닫게 되었죠.
Q. 상표 등록 이후 사업의 방향은?
A. 그 일이 있고 제 공장을 차려야겠다 싶어서 공장을 차렸었어요. 그런데 경영에 아무런 지식이 없는 제가 욕심만 앞서서 만든 공장이다 보니까 결과적으로 잘 안 됐습니다. 인건비 등 고정비용이 너무 많이 들다보니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구조가 되어버린 거죠. 그렇게 3년 동안 끌어안고 있다가, 공장을 정리하고 다른 공장을 찾아서 거래를 했어요. 그 때부터 일이 점점 잘 풀렸던 거 같아요. 여러 할인매장에서 열린 품평회에 참여해 계약을 따내는가 하면, 속옷 업계에선 꽤 알아주는 기업에서 같이 신제품 개발을 해보자며 연락도 왔었어요. 그 이후 다시 매출에 안정을 찾고 회사도 점점 커진 거 같아요.
Q 현재 거래하는 공장들과 관계를 유지해나가는데 남다른 노하우가 있다면?
A. 공장들이 사실은 제조하는 게 굉장히 어렵잖아요. 공장에서 힘들어 하는 부분들을 파악하고 공장에서 원하는 건 진짜 최선을 다해 수용하는 편이에요. 상생으로 이루어진 구조기 때문에 우리 회사만 살아야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절대 OEM으로 제품을 줄 수가 없어요. 그래서 저 같은 경우는 늘 내 가족처럼 생각하려고 노력합니다. 앞으로 더욱더 열심히 신상품 개발에 매진하는 것이 서로 윈윈(win-win)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저도 성장하고, 거래처도 성장하잖아요.
Q. 현재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시는지?
A.요즘 제 최대의 관심사는 기능성 속옷 연구 개발이에요. 일반적으로 기능성 속옷이라고 하면 불편하고 무겁다고 생각하잖아요. 그러다보니 사람들이 불편해하고 입지 않게 되기도 하고요. 그래서 이런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기능성 속옷 개발에 뛰어들게 됐어요. 딱딱하고 답답한 기능성 속옷이 아닌, 부드럽고 입기 편한 기능성 속옷을 만들기 위해 현재도 불철주야 일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성장 동력이 없는 회사는 죽은 회사나 다름없잖아요?
Q. 앞으로의 꿈은?
A. 지금껏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