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혹시 방짜 수저에 밥을 떠 드셔본 적 있으신가요?
방짜란 구리와 주석을 일정한 비율로 섞은 것인데요.
예부터 수저 문화가 발달한 우리나라는 은은한 멋이 있는 이 제품을 애용했습니다.
그러나 이젠 자취를 감춘 방짜수저, 맥이 끊길 위기에 처했습니다.
이상은 기잡니다.
【 기자 】
잿빛 쇳덩이를 탕탕 두드리고 숯불 화덕에 넣고.
쇠망치로 두드릴수록 가느다란 쇳덩이의 윗부분은 납작해져 갑니다.
방짜란 78%의 구리와 22%의 주석을 섞은 것으로 일명 '참쇠'라고도 부릅니다.
화덕에서 기본틀을 잡은 뒤 뜨거운 소금물에 넣어 이물질을 제거합니다.
일일이 칼로 갈아 숟가락의 머리와 손잡이 부분을 만듭니다.
작은 칼로 한겹한겹 벗겨 내면 반짝반짝한 금빛이 나옵니다.
문양을 새기고 광을 내면 완성.
▶ 스탠딩 : 이상은 / 기자
- "이렇게 손으로 직접 깎고 다듬는 과정을 거치면 이 쇳덩이는 이렇게 아름다운 숟가락으로 변신합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방짜수저를 만드는 강릉의 김우찬 씨.
김씨 집안은 4대째 명맥을 잇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우찬 / 방짜수저 전수조교
- "지금 보시는 이 칼이 자그마치 100년 세월이 넘은 겁니다. 조부님 때부터 아버지까지 쓰시다가 제가 물려받았습니다."
아버지는 강원도 무형문화재 14호, 7년 전 별세했습니다.
그런데 대를 잇는 전수조교 김 씨에게 주어지는 당국의 지원금은 한 달에 60만 원.
20~30만 원의 제품 주문이 한 달 평균 두 건 정도 들어오는 것을 고려하면 먹고살기에도 빠듯한 수준입니다.
옛 수저를 찾는 사람들이 드문데다 정책적인 지원도 없으니 기술을 전수받으려는 사람도 없습니다.
▶ 인터뷰 : 김우찬 / 방짜수저 전수조교
- "제작하는 기술자들이 돈을 못 벌기 때문에 사양길로 접어들면서 배우시려고 하는 분이 없습니다."
섬세한 음식문화와 함께 수저 문화가 유난히 발달했던 우리나라.
인체에 나쁘지 않고 은은한 멋을 지닌 방짜 수저는 조선 후기까지 번성했지만, 1950년대 양은이 보급되면서 이제는 그 명맥이 완전히 끊길 처지입니다.
김 씨는 "금전적인 지원은 제쳐두더라도 학생들에게 방짜 문화를 알릴 체험관 하나라도 있었으면 좋겠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습니다.
MBN뉴스 이상은입니다. [ coool@mbn.co.kr ]
영상취재: 이원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