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월급쟁이 직장인 가운데 언젠가는 회사를 경영하는 CEO가 되겠다는 꿈을 키우는 사람들이 많을 것입니다.
‘꿈은 노력하는 자에게 반드시 다가온다’고 했습니다.
스스로의 노력과 힘으로 아주 평범한 직장인에서 CEO로 오른 사람이 있습니다.
오늘은 파나소닉코리아 노운하 대표를 찾아, 그 성공비결을 들어보았습니다.
아래는 노운하대표와의 인터뷰 전문입니다.
Q. 샐러리맨에서 CEO까지.. 많은 분이 부러워하는 자리에까지 오르셨는데,그런 분들의 월급쟁이 시절은 좀 남다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어떠셨습니까?
A. 나 자신을 스스로 평가하라고 하시니, 조금 쑥스럽네요. (웃음)
한 가지 말할 수 있는 것은 나는 누구에게나 할 말을 다 하는 원칙주의자였다는 것입니다. 첫 직장이 아남전자라는 곳이었는데, 파나소닉과 기술 제휴를 통해 여러 가전제품들을 생산하는 곳이었습니다. 수입자재 구매, 수입, 통관 등이 제 일이었는데 특히 밥 먹자, 술 먹자 등등 접대 제의가 많이 들어왔어요. 봉투를 불쑥 내미시는 분들도 많았고요. 저는 그런 것들을 일체 거부했어요. 지금도 가슴에 손을 얹고 맹세할 수 있는 부분이죠.
제 원칙은 회사에 도움이 되느냐, 안 되느냐 이게 원칙이에요. 개인의 생각이나 아니면 누구를 위한 것... 이런 게 아니라 회사를 위한 것이요. 왜냐하면 회사에 근무하는 사람은 회사 봉급을 받고 있잖아요. 결국 회사가 잘 될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하는 거죠. 단순하지 않나요? 저는 그게 원칙이었습니다.
Q.그때의 그런 모습들이 계기가 되어서 파나소닉 코리아가 생길 때, 스카우트 제의를 받으셨다고 들었습니다.. 한국법인 처음 만들 때 무척 고생 많이 하셨다고요? 일본의 본사에서 지원을 아주 잘 했을 것 같은데, 왜 그렇게 힘드셨나요?
A. 처음에는 파나소닉코리아의 영업 마케팅 부장으로 합류하게 됐습니다. 한국에서 제품이 생산되는 게 아니라, 일본에서 만들어진 완제품들.. 이를테면 PDP, TV 프로젝션 등을 수입해서 유통하는 법인이었죠. 때문에 영업 마케 부장이라는 자리는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하지만 회사의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힘들었어요. 일본문화와 한국문화는 다르잖아요. 직원이라고는 저와 대표이사, 부하직원 한 사람까지... 모두 세 사람이 전부였어요. 그 인원이서 모든 일을 하려고 하니 일은 해도 해도 끝이 없었죠. 밤낮도 없고 휴일도 없이 회사 일에만 목메어 살았죠. 그래도 버텨냈지만, 가장 힘든 건 직원 관리였어요. 하나씩 하나씩 직원들을 뽑아나갔는데, 모두들 얼마 못 버티고 나가더라고요. 마지막엔 창립 멤버로 시작을 함께 했던 바로 아래 부하직원까지 나가면서, 정말 많이 힘들었습니다. 아직까지 아쉬워요... 제 가슴 속엔 아픈 기억이죠. 지금까지 함께 했으 면 좋은 것들도 많이 볼 수 있었을 텐데 말이죠.
Q.그런 어려움은 또 어떻게 해결하셨는지?
A.시간이죠, 뭐. (웃음)
3년 정도 지나니까 점차 안정되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리고 2004년에는 그동안의 노고를 높이 사서, 저에게 ‘이사’라는 직함을 주더군요. 그때부터 더더욱 적극적으로 많이 관여하기 시작했어요.
저는 회사 경영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소통’이에요.그런데 사실 그 당시 한국 법인 초대 이사는 한 사람이 전적으로 결정 하고 이끄는 톱다운(Top Down) 방식을 선택하고 있었거든요. 때문에 다른 직원 들이 많이 힘겨워했죠. 저는 그것을 저에게, 직원들에게 많이 하려고 노력 했어요. CEO의 중요한 자질 중 하나가 저는 권한위임이라고 생각해요.
Q. 설립 후 얼마 만에 최고경영자로 발탁이 되셨나요?또 중간관리자 시절과 CEO를 비교했을 때... 가장 크게 달라지는 것은 무엇이던가요?
A. 2000년에 입사해서 2010년 대표이사가 됐으니 딱 10년 만이죠. 저는 원래 부터 주인의식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서 직원들에게 항상 주인의식을 강조 하고, 저 또한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했는데요. 대표이사가 되고 나니, 주인의식이 더 강해지더라고요. 또한 직원들에 대해서도 좀 더 잘 이해하려고 노력하게 되더라고요. 일하고 싶은 회사, 머물고 싶은 회사를 만들어주고 적재적소에 인재를 배치하는 것이 바로 CEO의 몫이니까요.
Q. 대표이사가 되어서,, 단순히 월급쟁이 관리자일 때와 다른 경영자가 되려고 변화를 많이 시도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일본 기업 문화에 한국식 정서를 도입하려는 시도를 특히 많이 하셨다고요? 어떤 활동을 하셨나요?
A.저는 ‘정(情)’을 중요시 여겨요. 그것이 힘들 때 서로를 이끌어줄 수 있는 힘이 되기도 하거든요. 오랫동안 칙칙하게 일해 왔던 사무공간을 바꿨어요. 일하고 싶은 공간을 만들기 위해 사무실도 좋은 곳으로 이사하고요. 스포츠 시설과 휴게 시설도 대폭 늘렸죠. 그렇다고 회사 재정을 방만하게 운영한 것은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기업을 운영하면서 비효율적인 부분을 찾아 개 선해서 만들어낸 여유 예산으로 투자를 해나갔죠. 덕분에 직원들의 만족도도 높아졌습니다.
Q.아래로부터의 혁신을 특히 강조하신다고 들었습니다.직원들이 스스로 혁신을 하고, 이를 통해 기업의 성장과 발전을 끌어내는 선순환구조를 추구하신다고요. 구체적으로 어떤 겁니까?
A. 아까도 말씀드린, ‘권한위임’이 바로 그것이에요. CEO라는 지위를 이용해 저는 모든 것을 장악하려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경영방침과 예산계획, 회사의 비전 등을 세우는 일에도 직원들이 동참하고 함께 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어요.
직원들의 의견을 모아 가장 합리적인 예산시스템을 세우고, 직 원 개개인에게는 각자에 맞는 목표를 세워 성과를 내는 목표 관리 시스템도 도입했어요. 주인의식을 심어주기 위해서죠. 물론 성과는 곧장 나타났어요. 매출도 자연스레 올라가고, 회사 분위기도 활기를 띄기 시작했죠.
Q.가전시장 진출에서도 우리 대기업들이 들어가지 않는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으로 파나소닉 코리아의 수성 전략을 펼치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하셨나요?
A. 저는 시장에서 보다 효과적인 마케팅을 위해 과거 오디오 시장에서 강점이 있던 파나소닉의 위치를 과감하게 버리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이미 헤드폰, CD플레이어, 카세트 등은 제품의 라이프 사이클이 쇠퇴기에 진입한 제품들 이었거든요.
그리고 새로운 시장을 선택함에 있어 국내 대기업들이 진출하지 않은 곳을 목표로 잡았습니다. 독보적인 위치를 잡고 싶은 욕심에서였죠. 그리고 지금은 디지털카메라, 안마의자, 승마기, 면도기, 방송기자재 등 을 공략해서 좋은 실적을 내고 있습니다.
Q. 사회 공헌에도 특히 관심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가요?
A. 생활가전 제품을 필요로 하는 사회복지 기관을 직접 방문해 제품, 생활필수품 등을 기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보건복지부에서 저희 회사를 가족친화기업으로 지정했는데요. 직원 복리후생제도를 갖추기 위해 노력한 덕분에 좋은 상을 주신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사회적으로는 더욱 효율적으로 회사를 운영하여 고용을 확대하고, 국가에도 많은 세금을 내며, 에코경영을 통해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기업이 되고 싶어요. 사회 공헌보다는 사회적 책임 경영이라는 말이 더 나을 것 같 네요. 사회적으로 책임을 다 하는 기업가가 되고 싶습니다.
Q. 앞으로 남은 계획은 무엇인가요?
A. 일단은 기업 경영에 좀 더 집중하고 싶습니다. 1,000억 목표를 달성하는 게목표구요. 직원들에게는 제가 경영하는 회사를 통해 자기 발전을 이루고역량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많이 돕고 싶고요. CEO의 책무 꾸준히 지켜나가야죠.
파나소닉코리아를 일구면서 힘들었던 이야기를 하면서 노운하 대표는 눈물을 보이며 자리를 잠시 뜨기도
자신을 단호한 원칙주의자라고 밝히는 그의 이면에는 아주 가슴 따뜻하고 여린 감성이 있었습니다.
한편, 자신의 계획을 물어보는 질문에서는 아니나 다를까, 기업가의 열정과 욕심이 묻어났습니다.
열정과 여림. 그 속에 묻어나는 원칙. 그것이 아마 지금 그가 직원을 이끌어가는 힘, 그리고 기업을 이끌어나가는 힘의 원동력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