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별세한 우리 춤의 대가 공옥진 여사.
무관심 속에 어렵게 살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는데요.
도자 문화가 발달한 경기도 여주의 한 대학에서는 취업률 부진을 이유로 도예과가 없어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우리의 전통문화는 이렇게 대접받지 못하고 맥이 끊기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MBN에서는 사라져가는 전통문화의 흔적을 찾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첫 번째 순서로 도자기입니다.
이상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기자 】
흙이 채 마르지도 않은 밋밋한 토기에 정교한 무늬를 새깁니다.
날렵한 칼로 새긴 무늬 위로 백토를 바릅니다.
고려시대 상감청자를 재현하는 모습입니다.
투박했던 토기는 은은한 빛깔에 섬세한 문양을 자랑하는 청자로 재탄생합니다.
흙덩이에 새 삶을 선물한 분은 반백년 동안 도자기만을 구워 온 김한복 씨.
▶ 인터뷰 : 김한복 / 도예가
- "(중국에서는) 조각도 없고 미색으로 넘어온 거예요. 이걸 우리나라 고려시대 사람들은 그림을 그려서 상감을 집어넣고 또 긁고…."
조상들은 청자에 정교한 무늬를 새겼고, 고려청자는 세계 도자기 역사에 빛나는 획을 그었습니다.
▶ 인터뷰 : 사토 신이치 / 일본 관광객
- "훌륭합니다. 일본 도자기가 한국에서 건너왔는데, 실제로 한국 도자기를 보니 정말 아름답습니다."
한 달에 평균 200여 명의 일본인이 찾는다는 이곳은 이미 외국인들에겐 고려청자의 메카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그 미래는 밝지 않습니다.
▶ 스탠딩 : 이상은 / 기자
- "한국의 도자기는 이렇게 아름다운데요. 정작 전통도예기법을 잇는 사람들은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김 씨와 같이 전통 고려청자 기법을 보유한 명인은 손에 꼽을 정도.
▶ 인터뷰 : 윤태운 / 한국도예협회 회장
- "1960년대만 해도 40여 명의 청자 기술자들이 활동했지만 근래 들어 많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5명에 불과합니다."
국내 어디에서도 체계적인 도자 명인 육성시스템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지원이 없으니 젊은이들도 애써 배우려고 하지 않습니다.
▶ 인터뷰 : 김한복 / 도예가
- "지금 안타까운 게 젊은이들이 이 기법을 배우려는 사람이 별로 없어 서서히 잊혀지고 있습니다."
조선시대 건너간 일본 백자는 국가적 육성을 통해 세계적인 명품 대접을 받습니다.
반면 도자 문화의 원류인 고려청자는 독보적인 아름다움에도 불구하고 그 빛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상은입니다. [ coool@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