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보지 못했던 틈새시장을 공략해 '이지은의 레드클럽'과 '오니기리와 이규동'을 성공시킨 이야기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오는 21일 MBN ‘정완진의 The CEO'에서는 두 차례 연속 전혀 다른 분야의 프랜차이즈를 성공시킨 이명훈 대표의 이야기가 소개됩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입니다.
Q: 사업 하시는 아버지 덕분에 다사다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셨다구요?
A: 네. 어렸을 때는 상당히 유복한 집안에서 컸어요. 아버지께서 부산 남포동에서 큰 양화점과 피혁 사업을 하셨거든요. 그런데 초등학교 4학년 때 아버지 사업이 실패하면서 서울로 야반도주를 하게 되었어요. 돈이 없어서 1년간 학교를 못 갈 정도였죠.
지금도 생각나는 게 어렸을 때 쌀 한 포대를 살 돈이 없어서 비닐봉지에 그 때 그 때 먹을 수 있는 양만 샀어요. 어린 시절 봉지쌀을 들고 다니는 게 그렇게 부끄럽더라고요. 그래서 주전자에 쌀을 받아서 다녔어요. 막걸리 받아 오는 것처럼 보이려고요.
Q: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세일즈는 어떻게 시작하셨나요?
제가 3대 독자거든요. 그래서 대학교에 다닐 때 일찍 결혼을 했어요. 그런데 4학년 때 아버지 사업이 부도가 나면서 집안이 다시 어려워졌어요. 아득했죠. 아이들의 돌반지를 팔아 작은 월세를 얻어 살면서 ‘무조건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을 가졌어요.
그 때 대학 선배와 술을 한 잔 할 기회가 있었는데 선배가 자신의 회사로 오라고 하더라고요. 그냥 미국 회사인 것만 알고 갔는데 그게 브리테니커라는 세일즈 회사였어요. 아무것도 몰랐지만 무식하게 열심히 했는데 그 덕분에 나중에는 크게 인정을 받았습니다. 당시도 좋은 직장이었던 한전에 간 친구가 월급 9만원을 받을 때 저는 180만원을 받았으니까요.
Q: 본인만의 영업의 비결은 무엇인가요?
A: 사업이나 영업이나 다 똑같은 노하우는 바로 부지런함입니다. 특히, 영업은 정말 입으로 하는 게 아니라 발로 하는 거예요. 저는 고객을 만나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어요.
한 번은 당시 젊은이들의 우상이었던 김우중 전 회장을 만나기 위해서 새벽에 집 앞으로 찾아간 적도 있었어요. 하도 방법이 없어서 벨을 눌러 중앙정보부에서 나왔다고 거짓말을 했어요. 나중에 집에 들어가서 솔직하게 얘기를 했는데 뺨을 때리시더라고요. 한 대 얻어맞긴 했지만 백과사전 파는 데에는 성공했죠.
Q: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는 어려움도 많으셨다고요?
A: 신성 E&G 그룹에서 만든 신성 C&G라는 회사의 대표이사를 하다가 제가 직접 인수를 했어요. 그런데 IMF를 이기지 못하고 부도가 나고 말았죠. 정말 괴로웠어요. 일찍 인정을 받다보니 세상에서 제가 제일 똑똑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하루아침에 서울역의 노숙자가 되어있었죠. 죽으려고 소주 5병과 농약을 사서 산에 오르기도 했는데 사람 목숨이라는 게 맘대로는 안 되더라고요. ‘죽을 용기로 죽기 살기로 해보자.’는 생각으로 다시 정말 죽을 힘을 내서 일어났습니다.
Q: 그래서 성공한 것이 ‘이지은의 레드클럽’ 인가요?
A; 지인들이 투자를 해줘서 처음 시작한 것은 다이어트 방이었어요. 그런데 컨셉 자체가 생소하다보니 생각보다 잘 안되더라고요. 결국 1년 만에 사업을 접고 실의에 빠져 있는데 그 때 우연히 지나가다가 어떤 여자분들이 하시는 얘기를 들었어요. 피부 관리는 있는 사람들만 받는 것이라는 내용이었죠.
그 때 ‘아! 이거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대한민국 여성들이 모두 피부 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생각으로 저가형 피부 관리샵을 만들었습니다. 대신에 인테리어만은 아주 고급으로 했죠. 그게 아주 대박이 났어요. 언론의 보도와 여자분들의 입소문이 퍼지면서 가게는 정말 미어터질 정도였죠.
Q: 이어서 전혀 다른 분야의 프랜차이즈도 창업 하셨는데요?
A: 아무래도 일본이 미용 업계가 우리나라보다 약간 앞서 있다 보니 일본 출장을 참 자주 갔어요. 그 때 눈에 띈 것이 바로 일본의 삼각김밥인 ‘오니기리’와 쇠고기 샤브샤브 덮밥인 ‘규동’이었죠. 일본 사람들은 혼자 먹는 문화가 잘 발달해 있다 보니 이런 것들을 줄 서서 먹더라고요.
우리나라도 싱글족이다 뭐다 해서 점점 혼자 먹는 문화가 보급되고 있잖아요? ‘이건 반드시 성공한다.’는 예감이 들었어요. 믿을만한 직원들 몇 명과 함께 피부관리샵 구석에서 메뉴 개발을 시작했어요. 6개월 정도 걸렸죠. 그래서 내놓은 것이 바로 ‘오니기리와 이규동’이라는 브랜드입니다.
Q: ‘오니기리와 이규동’의 성공 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A: 외식 프랜차이즈를 해보고 싶긴 했는데 제가 직접 외식 쪽으로 뛰어들려고 보니까 할 게 없더라고요. 치킨, 삼겹살 등 할 만 한 아이템은 다 시장에 나와 있잖아요. 남들이 시도하지 않았던 아이템을 가지고 나온 것이 첫 번째 성공요인이었다고 생각해요.
특히나 한국 사람들의 주식인 밥이 중심이라 유행을 타지 않는 것이 점주들과 고객들의 지속적인 사랑을 받은 원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Q: 앞으로 더 욕심나시는 사업 분야가 있으신가요?
A: 인생의 마지막을 저는 오니기리와 이규동에 걸었습니다. 제가 한국에서 ‘이지은의 레드클럽’이 1위를 한 것처럼 이 브랜드를 외식업체의 1위로 만드는 게 단기적인 목표입니다. 지금 조심스럽게 미국과 중국 진출을 타진하고 있어요. 하지만 일단은 국내에 주력을 할 계획입니다.
Q: 예비 창업자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
A: 한국 프랜차이즈 수명은 평균 3.3.년입니다. 정말 잘못된 거죠. 제가 정말 예비창업자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절대 유행을 따라가지 말라.’는 겁니다. 오래갈 수 있는 아이템이 어떤 것인가 잘 생각해보고 선택하셨으면 좋겠어요.
두 번째로는 수익성과 편리성 부분도 잘 따져보시라는 겁니다. 돈을 벌려고 일을 하는데 수익성을 잘못 판단하셔서 전 재산을 날리는 경우를 수도 없이 보아 왔습니다. 또한, 편하게 살려고 돈을 버는 건데 밤낮이 바뀐다든지, 24시간 동안 매장을 운영해야하는 경우는 정말 추천하고 싶지 않아요.
마지막으로는 직접 CEO를 만나보라는 것입니다. 어떤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라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