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인구가 1천만 명을 넘으면서 주말이면 전국의 산이 몸살을 앓고 있는데요.
히말라야 14좌를 완등한 한왕용 대장이 쓰레기봉투를 들고 산을 오른다고 합니다.
이정석 기자가 만났습니다.
【 기자 】
우리나라에서 3번째, 전 세계에선 11번째로 히말라야 14개 고봉을 완등한 한왕용 대장.
한 손에 피켈, 다른 한 손엔 쓰레기봉투를 들고 다시 산을 오르고 있습니다.
쓰레기로 더럽혀진 산을 청소하는, 이른바 클린 마운틴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겁니다.
▶ 인터뷰 : 한왕용 / 대한산악연맹 환경보존이사
- "등반을 마치고 대부분 (쓰레기를) 놓고 오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저도 많이 그랬습니다. 일부라도 제가 죄지은 것을 속죄하는 마음으로 산에 가서 청소하는 의미에서 클린 마운틴이라는 행사를 했습니다."
한 대장이 이런 결심을 한 건 14좌 완등을 마친 직후.
▶ 인터뷰 : 한왕용 / 대한산악연맹 환경보존이사
- "K2 일본 베이스캠프에 놀러 갔는데 반찬이 한국산 깻잎, 김치 통조림이었는데 겉에는 다 녹이 슬어 있었더라고요. 캠프 2에 가면 한국 원정대가 버리고 간 텐트 안에 이런 것들이 많이 있어서 가져다 먹는다고 하더라고요."
한 대장은 곧바로 14개 히말라야 봉우리를 다시 찾아 쓰레기 수거에 나섰습니다.
해발 7천 미터가 넘는 곳까지 올라가 오래된 로프는 물론 텐트와 통조림 등 수십 자루의 쓰레기를 갖고 내려왔습니다.
오는 10월 마나슬루를 다시 찾는 한 대장은 국내에서도 달마다 클린 마운틴 운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그의 '흔적 남기지 않기' 운동이 등산 문화를 성숙시키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봅니다.
MBN 뉴스 이정석입니다. [ ljs730221@naver.com ]
촬영: 김승하 V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