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7일), 한글 창제 원리를 담은 훈민정음 해례본의 기증식이 열렸습니다.
하지만 정작 기증서만 있고 실체는 없는 '이상한 기증식'이었다는데요.
이상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기자 】
훈민정음 해례본 기증자가 문화재청장에게 기증서를 건넵니다.
▶ 인터뷰 : 조용훈 / 훈민정음 해례본 소유권자
- "국가에 기증을 해서 제 마음이 좋은 기분으로 살겠습니다."
하지만 실체는 온데간데 없고, 단지 기증서 뿐입니다.
도난당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조씨가 기증하겠다고 약속한 것은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
국보 70호인 훈민정음 해례본 간송본과 비슷하지만, 간송본엔 없는 한글 표기와 소리에 대한 설명까지 있습니다.
상주본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2008년 7월.
당시 소유 중이던 경북 상주의 배익기 씨가 문화재등록 신청을 했습니다.
그러자 같은 해 10월 골동품상 조용훈씨가, 자신에게서 훔쳐간 것이라며 배씨를 고발했습니다.
법원은 2010년 6월,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을 조씨 소유로 판결했지만 배씨는 해례본을 내놓지 않아 2012년 2월, 징역 10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최근엔 사찰까지 끼어들었습니다.
문화재절도범인 서 모씨가 지난 해, 그 해례본은 자신이 안동 광흥사에서 훔쳐다 조씨에게 판 것이라고 주장했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범종스님 / 광흥사 주지
- "나온 이후에 저희가 그것에 대한 진위여부를 정확하게 보고 반환소송을 할 수 있으면 하고…."
일부에선 1조 원으로 평가할 만큼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의 가치는 높지만 배씨는 아직도해례본이 어디 있는지 말하지 않고 있습니다.
▶ 스탠딩 : 이상은 / 기자
- "막대한 문화재적 가치가 있는 훈민정음해례본. 알수없는 행방 속에서 소중한 문화재가 훼손되진 않을지 우려가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상은입니다."
[ 이상은 / coool@mbn.co.kr ]
영상취재:최선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