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선 할리우드 무성영화 '아티스트'가 등 5개 부문을 수상했는데요.
우리나라에선 1930년대 만들어졌던 무성영화가 등록문화재로 지정돼 화제입니다.
서주영 기자입니다.
【 기자 】
(현장음)
"어쩔 수 없이 계순이 먼저 다가와서는…'영복씨 많이 야위어 보여요. 밥은요?'"
변사의 맛깔스런 목소리가 대사 없는 흑백 영상과 묘한 조화를 이룹니다.
1934년에 만들어진 안종화 감독의 무성영화 '청춘의 십자로'.
현존하는 무성영화 중 가장 오래된 작품으로, 지난달 등록문화재로 지정됐습니다.
김태용 감독이 영상만 남아있던 이 작품에 음악적 요소를 더해 통속적 애정극으로 창작했습니다.
▶ 인터뷰 : 김태용 / 상영회 감독
- "창작에 가까울 만큼 필름들을 거의 수십 번, 수백 번을 보면서 같이 변사와 전곡을 다 작곡해서…. 당시에 이런 비슷한 분위기가 아니었을까라는 걸 예측하며…."
무대 한 켠에 자리 잡은 악단이 구슬픈 음악을 연주하고, 두 명의 배우가 등장해 극에 생명력을 불어 넣습니다.
'명품 조연'으로 잘 알려진 배우 조희봉은 직접 변사로 출연해 극을 이끕니다.
▶ 인터뷰 : 조희봉 / 변사
- "저와 텍스트뿐만 아니라 다른 협연하는 분들, 관객 분들과의 실시간 소통에 관해 귀와 눈을 열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저 자신에게는 연기자로서 너무너무 큰 배움의 장이…."
3D 영화가 득세하는 시대에 영상과 변사의 복고풍 복합체로서 팬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MBN뉴스 서주영입니다. [juleseo@mbn.co.kr]
영상편집 : 조영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