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43억 광년 떨어진 우주에서 별이 죽는 새로운 모습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관찰됐습니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날 관측이 됐는데, 우리가 만든 카메라로 촬영해 더욱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김형오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파란색의 조그만 중성자별이 죽음을 앞둔 별의 가스 안으로 들어갑니다.
곧이어 두 별의 병합이 일어나고 거대한 폭발과 함께 감마선이 뿜어져 나옵니다.
이 폭발을 감마선 폭발이라고 하는데, 몇 초에서 수백 초 동안 우주의 모든 별빛을 합한 만큼 매우 밝게 빛을 볼 수 있습니다.
그동안 감마선 폭발은 태양보다 수십 배 무거운 초신성 별이 죽거나, 중성자 별 두 개가 충돌할 때만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국내 연구진이 포함된 국제공동연구팀은 지난해 크리스마스날인 12월25일, 지구에서 43억 광년 떨어진 우주에서 새로운 감마선 폭발을 발견했습니다.
파란 빛이 나타났다가 사라지는게 보입니다.
폭발 지속시간도 다른 감마선 폭발과 달리 무려 2천 초 이상 됐습니다.
▶ 인터뷰 : 박수종 / 경희대 우주탐사과 교수
- "지속 시간이 길기 위해서는 붕괴가 아니라 두 개의 별이 병합하면서 서로 빨려 들어가는 과정에서 폭발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
이번 연구를 통해 별의 죽음은 중성자별과 블랙홀, 백석왜성 외에 다른 형태도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즉 중성자별이 다른 별의 폭발을 유발하고, 폭발 후 남은 천체는 블랙홀로 변한다는 겁니다.
▶ 인터뷰 : 박수종 / 경희대 우주탐사과 교수
- "중성자별이 된 다음에도 다른 별의 가스를 받아들임으로써 블랙홀로 변할 가능성을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이번 관찰에 쓰인 시퀸 카메라는 국내 연구진이 만든 것이어서 더욱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번 연구는 과학전문지 네이처 12월1일자에 발표됐습니다.
MBN뉴스 김형오입니다. [ hokim@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