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의 정치·군사·경제적 실상을 보여주는 유물들이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유물들은 침몰선박 '마도 3호선'에서 나온 것인데요.
학계는 고려사에 한 획을 그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해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커다란 사슴 뿔.
다양한 종류의 곡물.
차와 포라고 적힌 장기 돌까지.
750여 년 전 우리 조상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유물들입니다.
유물들은 충남 태안 앞바다 해저에서 발견된 고려시대 침몰선박 '마도 3호선'에서 나온 것입니다.
문화재청 산하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지난 5월부터 수중발굴조사를 시작했습니다.
가시거리가 2미터도 안 되는 해저에서 목간과 도기호 등 총 287점에 이르는 유물을 인양했습니다.
목간에는 화물의 수취인이 적혀 있는데, 최 씨 무인정권을 무너뜨리고 권력을 잡은 김준이 포함돼 있습니다.
최고 권력자 김준에게 가던 화물은 홍합과 젓갈이 들어 있는 항아리였습니다.
새로운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목간을 통해 고려의 특수부대인 삼별초가 3개의 별초였다가 이후에 다시 각각 3개의 번으로 나뉘어 운영됐음을 확인했습니다.
이 밖에도 사슴 뼈와 나무 빗, 수저 등이 발견됐습니다.
학계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고려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단서라며 크게 반기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민현구 / 고려대 명예교수
- "고려 전기와 후기 사이에 무신정권이 등장하면서 많은 변화를 겪게 되는데 그 변한 내용을 마도 1, 2, 3호선을 통해서 우리가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그런 목간 자료들이 많기 때문에…."
고려시대 타임캡슐로 불리는 '마도 3호'의 수중발굴조사는 오는 24일까지 진행될 예정입니다.
잠자고 있던 고려시대의 문화가 깨어나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해완입니다. [parasa@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