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영화 살펴보는 세 번째 순서입니다.
인기 만화가 강풀의 원안을 스크린으로 옮긴 영화 '통증'을 김천홍 기자가 소개합니다.
【 기자 】
-"나 아픈 데 없는데요."
아무리 맞아도 아픈 줄 모르고, 음식을 먹어도 맛을 못 느끼는 남자.
주인공 남순에게 세상은 그저 그런, 반복되는 일상을 사는 곳에 불과합니다.
그런 남순 앞에 나타난 여성 동현.
채무 독촉이라는 악연으로 시작됐지만, 동현은 어느덧 남순이 살아가는 의미가 됩니다.
-"걔가 우니까 제 가슴이 찢어져서 죽을 것 같은데요."
하지만 사랑이라는 감각을 알아갈 무렵, 두 사람에게는 시련이 닥칩니다.
'루저'로 분류되는 두 사람의 가슴 시린 사랑을 그린 감성 멜로영화.
'친구' 등 이른바 '남자영화'를 주로 연출했던 곽경택 감독의 변신을 눈여겨 볼만합니다.
▶ 인터뷰 : 권상우 / '남순' 역할
- "이번 영화 보시면 좀 놀라실 수도 있어요. 감독님이 지금까지 찍으셨던 '남자' 영화와는 많이 달라요."
물론 특유의 거친 느낌도 곳곳에 살아 있습니다.
▶ 인터뷰 : 곽경택 / '통증' 연출
- "제가 찍은 영화들이 어디 가겠습니까. 그런 요소들(액션, 멜로)이 적절히 섞여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빛나게 하는 건 무엇보다도 배우들의 연기입니다.
'멋져 보이기'를 포기한 권상우는 때로는 얻어터지고, 때로는 나사가 풀린 듯 흐리멍덩한 모습으로 남순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냈습니다.
이 밖에 가련함과 발랄함을 함께 보여준 정려원, 남순의 친구 범노 역할을 맡은 마동석 등도 흠잡을 데 없는 연기를 보여줍니다.
MBN뉴스 김천홍입니다. [kin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