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같은 커다란 역사를 배경으로 한 공연 작품은 어렵게 느껴지시나요?
극한의 상황에서 오히려 더 도드라지는 인간의 본질을 그려 공감을 얻는 작품들이 무대에 오릅니다.
오상연 기자입니다.
【 기자 】
[연극 : 산불]
마을을 뒤 삼키듯 타오르는 불.
우리나라 사실주의 연극의 걸작 '산불'이 1,500석 대극장 무대에 올랐습니다.
실물 크기의 초가집과 200그루의 대나무숲, 진짜 같은 눈송이와 봄꽃 흐드러진 산골의 풍경은 큰 무대에서 더 빛났습니다.
▶ 인터뷰 : 임영웅 / '산불' 연출가
- "눈 오는 장면과 불나는 마지막 장면을 볼만하게 만들어서 연극다운 연극을 봤다는 느낌을 관객에게 주고자 노력하는데…"
한국 전쟁을 배경으로 증폭되는 인간의 욕망과 갈등은 배우 강부자와 문영남 등의 입체적인 연기로 빛을 발합니다.
[판소리 극 : 억척가]
전쟁에서 살아남으려고 억척스럽게 변한 순박했던 여인.
둥둥 거리는 타악기 소리는 일상을 전쟁처럼 살아야 하는 관객에게 '억척스러워야만 살아남는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소리꾼 이자람이 '사천가'에 이어 브레히트의 서사극을 판소리로 각색해 선보이는 두 번째 작품입니다.
[연극 : 백년, 바람의 동료들]
재일 교포 밀집 지역인 오사카의 술집.
개업 20주년을 맞은 이곳에서 일본과 한국의 경계를 치열하게 살아온 재일 한국인들의 애환이 구성지게 펼쳐집니다.
연출가 김수진은 재일교포 100년의 역사는 물론 재일 예술가로 겪었던 자전적 고민을 묵직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담아냈습니다.
MBN뉴스 오상연입니다. [오상연/art5@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