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69년 어느 날 김희영(가명,여 72세)씨는 갑자기 잠을 이룰 수 없는 고통 때문에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끊이지 않는 기침과 가래 때문에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었던 것. 다음날 식사 때도 마찬가지였다. 물 없이는 식사와 잠자리를 할 수 없게 된 김씨는 가까운 병원을 찾았다.
병원에서 결핵판정을 받은 김씨는 그날 이후 항결핵성 항균제인 아이나(Isoniazid)와 파스(Pas)를 꾸준히 복용했다. 워낙 독한 약성분 때문에 식후가 아닌 식사 도중에 약을 복용해야만 했다. 김씨는 “그 당시 주변에 결핵을 앓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지만, ‘아이나’나 ‘스파’ 외에 특별한 치료약이 없어 고통을 감수하면서 복용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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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한 약을 1년간 복용한 김씨의 몸무게는 쉼 없이 빠져나갔다. 50kg 후반대를 유지했던 김씨의 체중은 약 복용 후 40kg대로 내려가고 건강상태까지 나빠졌다. 약 복용을 중단하자 급기야 결핵이 폐섬유화로 악화되면서 김씨의 증세는 더욱 나빠져만 갔다.
30년 이상을 결핵으로 고통받아온 김씨는 지난 2007년 3월, 서울의 모 종합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았다. 결과는 폐섬유화증. 폐섬유화증이란 결핵이 악화되면서 나타나는 합병증으로 폐조직에 원인을 알 수 없는 염증이 발생해 흉터가 생기고 섬유화가 발생하는 질병. 말기에는 폐가 산소 교환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돼 생명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위험한 병이다.
김씨의 경우에는 당시 교편을 잡고 있었던 터라 병이 빠르게 악화되고 약을 복용해도 마땅한 효력을 보지 못했다. 김씨는 “수십년 간 폐섬유화를 달고 사는 고통은 차마 말로는 표현 못 할 고통”이라고 되뇌였다.
약을 써도 별다른 진전이 없자 김씨는 2009년 9월 양약에서 한약으로 바꿔 복용하기 시작했다. 한약재를 복용하고 10개월 후 폐기능 검사를 한 결과, 1년 전 검사 당시 2.22l였던 폐활량이 2.263l로, 1.82l였던 일초량은 1.93l로 각각 높아졌다.
김씨는 “한약을 먹기 시작한 지 서너달이 지나자 기침과 가래가 조금씩 줄기 시작했고 목이 쉬는 증상도 많이 나아졌다”며, “무엇보다 숙면을 취할 수 있고 식사할 때 물을 마시지 않고도 음식을 넘길 수 있어 심신이 편안해졌다”고 말했다.
편강한의원 서효석 원장은 “양방에서는 폐섬유화증에 주로 프레드니손과 싸이톡산이라는 약을 처방한다”며, “프레드니손은 부산피질호르몬제의 하나로 우리 몸 안의 면역기능을 억제시키는 역할을 한다. 환자의 약 25~35% 정도가 이 약에 반응을 보이지만 우울증, 혈당증가, 골다공증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며, 면역기능이 억제되기 때문에 감염 가능성이 높아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폐 기능 강화와 몸의 원기를 충실하게 해 몸의 면역기능을 높여주는 치료를 한다”라고 말했다. 폐섬유화증 역시 모든 병의 근원인 흡연을 단절해야 하며, 만성 질병이기 때문에 적정한 체중을 유지하고 꾸준한 운동이 필수다.
서 원장은 “편강의학에서는 폐가 으뜸 장부라는 기본원리에서 폐를 강화시킴으로써 내 몸 최대의 임파선인 편도선
폐가 좋아지면 자연스레 심장이 강화되며, 심폐가 강화된 후에는 신장도 튼튼해지게 된다. 서 원장은 “좋아진 폐와 심장, 신장에 의해 혈관이 탄력을 되찾아 혈압을 근본적으로 조절하고 경화된 폐의 조직을 회복시키는 모습이 나타나며, 치료기간은 10개월에서 1년 정도.”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