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컵 가슴, 쳐다보며 수근수근"
긴 연습생 생활 끝에 지난해 ‘꺼저줄게 잘살아’로 데뷔한 지나(G.NA)는 누구에도 밀리지 않는 가창력과 춤 솜씨, 9등신 비율의 완벽한 몸매로 차세대 디바로 손꼽혔다. 6개월만인 올해 1월 발표한 첫 정규 앨범 ‘블랙 앤 화이트’(Black&White)는 그동안 다소 무거워 보였던 이미지를 살짝 내려놓은 경쾌한 템포로 또 한번 정상을 향해 질주 중이다. 가수로써도 일정 궤도 이상 올랐고 캐나다 출신으로 영어까지 능통해 꾸준히 해외 진출 러브콜이 쏟아져 향후 성장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누가봐도 완벽해 보이는 지나에게도 콤플렉스는 있다.
“D컵 가슴 콤플렉스, 남들이 수근대는게‥”
168cm의 훤칠한 키에 가는 팔다리를 가졌음에도 국내에서는 맞는 속옷이 없다고 할 정도로 육감적인 실루엣을 가진 지나의 황금비율 몸매는 한동안 인터넷에서 큰 화제였다. 하지만 이 같은 사실은 지나에게 일종의 콤플렉스로 따라다녔다.
“캐나다에 있을 때는 사실 전혀 신경쓴 적 없어요. 한국에 와서 처음 느끼기 시작했죠.” 지나가 원래 가지고 있던 콤플렉스라기 보단 새롭게 생긴 것에 가깝다는 말이다.
“앞에서 물어보면 저도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데 꼭 뒤에서 이상한 말들을 수근대더라고요. 그런 얘기를 하는 걸 들으면 저도 모르게 위축될 수 밖에 없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등도 좀 굽고, ‘꺼저줄게 잘살아’ 때는 무대 위에서 보여줘야 하는 것이 감정을 억누르고 슬픔을 표현해야 하는거다 보니 그런 자세가 더 심해진 것도 있고요.”
감정선 자체는 비슷하지만 곡의 느낌이 확연이 다른 이번 ‘블랙 앤 화이트’에서는 이런 콤플렉스를 시원하게 떨쳤다.
“앞에서 얘기해주니깐 편하고 기분 좋아요. 저는 원래 성격상 그런 것에 신경 안쓰는 편이거든요.”
“시골서 농사짓고 왔니?”
지나가 큰 눈에 오똑한 콧날, 빨간 입술, 볼록한 이마, 잡티 하나 없는 햐얀 피부의 소위 전형적인 미인은 분명 아니다. 하지만 까무잡잡한 피부와 오목조목하게 생긴 얼굴은 분명 지나의 매력 포인트 중 하나. 이 역시 지나의 콤플렉스 중 하나였단다.
“한예슬 선배님, 김희선 선배님 같은 분들은 피부도 하얗고 정말 예쁘시잖아요. 저도 알죠. 그분들이 얼마나 예쁘신지. 그런데 제 피부는 좀 까무잡잡한 편이라요. 하하”
역시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나 평가가 좀 처럼 쉽게 털어버리기 어려웠나보다.
“어디 시골서 농사짓고 왔냐는 얘기를 정말 많이 들었어요. 그 때는 농사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도 잘 몰라서 사전을 뒤져 찾아보고 혼자 이게 대체 무슨 뜻인가 속 앓이 많이 했더랬죠.”
소위 미백 시술 같은 것도 생각해 봤을 법하다.
“당연히 했죠. 근데 뭐 잘 안되더라구요. 하얗게 되는게 아니라 그냥 밝아지는 거던데요. 이젠 뭐 사람들 봤을 때 예쁘게 생긴 것 보다는 볼수록 매력 있는 사람이 되면 되지 생각해요. 그래서 이번에 자신감 좀 얻으려고 다이어트도 열심히 했고요.”
“진짜 말하고 싶은데 방법이 없네”
지나는 부모님이 한국인이지만 캐나다에서 나고 자란 탓에 역시 우리말 보다는 영어가 익숙하다. 앞서 지나가 밝힌 콤플렉스들 모두 사실 말이 잘 통하지 않고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못 알아들어 생긴 것도 사실.
“언어에 대한 답답함이 늘 있죠. 속상한 일이 있어도 말을 못하고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도 잘 모르고, 또 저를 설명할 수 없다는게 제일 힘들었어요.”
연예인이라는 직업을 가진 만큼 자기표현의 중요성은 더 큰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물론 가수가 노래를 잘하고 무대에서 표현을 잘하는 게 제일 중요하죠. 하지만 그게 전부만은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요. ‘꺼져줄게 잘살아’라는 노래는 어느정도 알려졌지만 지나라는 사람을 모르는 분들도 많았으니까요.”
데뷔곡에서 기대 이상의 사랑을 받은 만큼 그 불안감을 더했다.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한다거나 라디오에 출연해서 저 자체를 더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저를 기억해 준다면 그 기억이 다음 노래에 대한 기대로도 이어질 수 있잖아요. 그런데 제 우리말 실력은 그 정도 안되고. 그런 게 답답했죠.”
물론 기우였다. 지나
세상 어디에도 완벽한 사람은 없다. 소위 콤플렉스로 여겨지는 그 부족함은 스스로를 성장시키는 동인이 된다. 지나의 경우가 그랬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