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 분열 사태가 소속 가수들에 대한 인격적인 대우, 수입 정산 투명성, 매니지먼트 전문성, 소위 신한류 따른 수익구조, 연예 기획사 간 신흥세력과 기득 세력들간의 알력 문제 등 그동안 가요계의 뿌리 깊은 문제점들을 속속 화두 꺼내 던지고 있다. 하지만 다수의 가요 관계자들은 이번 사태가 아이돌 가수들의 부모와 소속사 간의 대립이 표면화 된 것이라는 사실에 주목한다.
“내 아이에게 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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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문제냐 인권문제냐에 대한 상호간의 공방과 별개로 이번 카라의 소속사 탈퇴 선언과 관련 논란의 주체는 부모와 소속사다. 정니콜, 강지영, 한승연의 부모들은 법률 대리인을 고용, 소속사 DSP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지난 19일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소속사 DSP는 정니콜의 어머니 김모씨를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니콜의 어머니와 그 대리인이 주장하는 수익배분과 관련해 그 비율과 시기에 상당한 왜곡과 오해가 있다”고 반박했다.
이 과정에서 3인의 부모와 또다른 연예기획사 간에 거액의 소속사 이전 약속이 있었다는 소문이 돌며 논란은 정니콜 어머니 김모씨의 수익에 대한 불만으로 초점이 맞춰졌다. 이에 대해 김씨는 자신의 트위터에 “돈 때문에 자신의 인생을 도박하는 부모는 없다”고 반박했다.
최근 아이돌 가수들의 부모님들과 소속사간 갈등은 심심치 않게 전해졌다. 이는 아이돌 가수들의 연령대가 10대 후반 20대 초반으로 아직 어리고 부모들 역시 40대 초중반의 비교적 사회생활을 왕성히 할 나이에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 자체에 관심과 지식까지 풍부해진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수익문제든 인권문제든 부모로서 내 아이의 문제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개입할 권리가 있다는 의식이 전제돼 있다.
“멤버는 부모 자식이지만 팀은 회사 자식”
이번 사태를 통해 또 다른 논란을 만들고 있는 코어콘텐츠 미디어의 김광수 대표를 비롯해 한국연예제작자 협회 등은 줄곧 “3인이 소속사로 복귀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카라사태에 대한 다른 시각으로 젊은제작자연대와 정면충돌하고 있는 김광수 대표는 “우선 가수들을 회사에 복귀시키고 나서 중재를 하고 풀도록 도와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김 대표는 카라 3인의 ’전문성 없는 경영진’ 주장에 대해 카라 소속사 DSP의 입장을 옹호하며 “카라가 일본 진출에서 성공한 것은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라고 대신 반박하기 까지 했다.
이는 이번 사태의 다양한 문제점들에 대한 논의, 카라 개개 멤버들의 사정들과는 별개로 카라라는 팀에 대한 권리는 기본적으로 소속사에 귀속돼 있다는 전제에서 가능한 주장이다. 멤버들이 어떤 주장이나 요구를 할 수는 있지만 카라라는 팀을 만들어 트레이닝을 시키고 데뷔해 활동을 돕고, 해외 진출 작업을 진행한 것은 소속사의 역량이었다는 관점이다. 때문에 소속사로 복귀해 논의를 해야한다는 원칙을 주장할 수 있는 것.
실제로 상당수의 아이돌 가수 제작자들과 부모간의 갈등은 여기서 비롯된다. 한 아이돌 기획사 관계자는 “멤버들을 낳고 기른 것은 부모가 맞지만 팀을 만들고 키운 것은 회사가 맞다.”며 “이에 대해서는 분명 유무형의 권리를 인정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니콜을 낳은 것은 정니콜의 어머니지만 ‘카라의 니콜’을 낳은 건 회사라는 입장이다.
“엄마와 사장님 사이‥어떻게 해야 하나요”
실제로 소속사가 자신들의 현재 위치를 상당부분 만들어 줬다는 데에 공감하는 아이돌 가수들도 상당수다. 아이돌 가수들 중 일부가 소속사 대표를 ‘아버지’라고 부르는 것도 같은 이유다. 부모님의 의견이나 주장 역시 쉽게 거스를 수 없는 것이 도리고 인지상정이다.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아이돌 가수들의 불만이 부모님으로부터 터져 나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고 설명한다. 부모는 소위 어른들의 세계에 사는 아이돌 가수들이 믿을 수 있는 첫 번째 어른이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데뷔 이후 서서히 지명도가 쌓이고 활동이 많아지면서 육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가 누적되면 가장 먼저 불만을 토로할 상대가 부모님일 수 밖에 없다. 부모 역시 아이들의 말이 최우선인 것이 당연하다”고 설명한다.
이번 카라의 경우 처럼 부모가 소속사에게 등을 돌린다면 갈등은 첨예해 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더해 누군가가 아이돌 멤버의 부모를 통해 제3의 방법을 제안하기라도 한다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번진다. 실제로 연제협이 ’배후세력이 있다’고 주장하며 문자내용을 공개한 것은 제3자 개입과 이에따른 문제의 심각성을 방증하는 결과다.
한 연예관계자는 “소속 연예인이 어릴 경우 부모님들을 통해 접근하는 방식은 일반적이다. 소속사 이적부터 사업제안 까지 다양하다.”며 “부모 입장에서는 거액의 돈이 거론돼 솔깃할만한 제안들도 분명 있다. 하지만 어쩌면 일정부분 부모에게 단순한 응석으로 시작된 것이 종국에 회사와 결별하게 까지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하나의 성공한 아이돌 가수가 만들어지고 난 후 생기는 잡음은 소속사의 운영, 매니지먼트 전문성, 수익분배의 투명성이 모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