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비극으로 꼽히는 '오이디푸스'가 현대적으로 재해석됐습니다.
사물을 통해 주제를 전달하는 오브제 연출을 도입해 극의 몰입도도 높였습니다.
오상연 기자입니다.
【 기자 】
무대 중앙 위태롭게 자리 잡은 절벽.
운명의 덫처럼 솟아있는 지지대에 매달려 배우들은 고통 속에 몸부림칩니다.
2000년 넘게 고전으로 내려온 '오이디푸스'를 재해석한 무대입니다.
영웅보다는 평범한 인간으로서의 오이디푸스를 조명해 현대인의 삶을 되짚어보자는 시도입니다.
▶ 인터뷰 : 손진책 / 국립극단 예술감독
- "한치 앞의 운명을 모르고 살아가는 우리 현대인이 오이디푸스가 아닌가 하는 주제로 현대성, 실험성과 함께 우리화 시키는데 초점을 뒀습니다."
극이 진행되는 동안 바닥과 절벽에 그리는 분필 그림은 사물로 메시지 전달을 극대화하는 오브제 연출의 힘을 보여줍니다.
분노를 토하듯 그려도 쉽게 사라지는 분필 그림은 소멸될 수밖에 없는 인간의 숙명을 나타냅니다.
▶ 인터뷰 : 이영란 / 오브제 연출
- "거역할 수 없는 운명과 맞닥뜨려지는 지점과 인간의 삶과 분필이 왠지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벽에 그으면서 없어지지만 영혼은 그 벽을 뛰어넘는… "
오이디푸스를 재단법인 출범 첫 작품으로 선택한 국립극단은 앞으로 이 같은 고전 비틀기 등의 시도로 다양한 레퍼토리를 개발할 계획입니다.
MBN뉴스 오상연입니다. [art@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