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는 마법 같은 순간이 옵니다. 그때 준비된 사람은 자기 인생을 마법으로 바꿀 수 있는 것 같아요."
지난 석 달간 안방극장을 뒤흔들고 16일 종영한 SBS TV 주말극 `시크릿 가든`의 김은숙 작가(39)는 "역경의 시간을 딛고 일어서면 마침내 인생의 마법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파리의 연인` `프라하의 연인` `연인` `온에어` 등을 잇달아 히트시킨 이 시대 최고의 드라마 작가로 꼽히는 김은숙 작가는 `시크릿 가든`속에 작가 자신의 이야기를 적잖게 담았다. 특히 극중 인물인 길라임에는 작가 자신의 경험이 그대로 녹아있다. 비록 연인을 위해 전세기를 띄우는 재벌가 상속자와 결혼하지는 않았지만 그 역시 역경의 시간을 딛고 마침내 인생의 마법을 일궈낸 성공신화의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김 작가는 `시크릿 가든`속 길라임 처럼 아빠가 일찍 돌아가시고 3남매가 엄마와 어렵게 살았다. 그녀는 "책을 살 돈이 없어 어린 시절부터 공상을 하거나 동시를 썼다"며 "그때 선생님이 화내지 않고 내 동시를 칭찬해준 게 작가를 꿈꾸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김 작가는 고등학교 졸업하고 직장에 다니면서 책을 많이 읽었다. 현실을 도피하는 방법이 책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토지` `태백산맥` `아리랑`을 비롯해 오정희, 신경숙 작가의 책을 주로 섭렵했다고 한다.
그녀는 신경숙 작가가 서울예대 문창과를 나온 것을 알게 되면서 이 사람처럼 되려면 그 대학을 가야겠다고 생각해서 1997년 스물다섯에 서울예대 문창과에 입학했다. 그때까지 번 돈을 모두 어머니에게 주고 이제부터 내 길을 가겠다는 생각으로 상경했다.
김 작가는 "입학이후 졸업하던 1999년까지가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기간이었다"며 "원없이 글을 쓰며 공부했지만 졸업후 좌절을 맛봐야했다"고 밝혔다. 신춘문예는 낙방했고 학원에서 아르바이트하면서 대학로에서 희곡을 썼다.
수입이 변변하지 않아 2003년까지 한성대 근처에서 월세 30만 원짜리 반지하방에서 도시빈민으로 살아야 했다. 월세 30만원짜리 길라임의 옥탑방이 남의 이야기가 아니었던 것. 새우깡 한 봉지로 3일을 버틴 적도 있다. 낙향해야 하나 고민할 때 드라마를 써보라는 제안이 들어왔다.
그녀의 그때 첫마디가 "돈 많이 주냐"였다고 한다. 하지만 그녀는 마법처럼 역경을 성공으로 바꿨다. 현재 회당 2000만~3
그녀의 연애 경험 역시 김주원-길라임의 연애 스토리에 부분적으로 녹였다. 김 작가는 "내가 적극적으로 꼬셔서 (현재의)남편과 결혼했다"며 활짝 웃었다.
[뉴스속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