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 종주국 러시아에서도 가장 유서깊은 극장의 무대를 한국 발레단이 장식했습니다.
러시아 음악가 차이콥스키를 그린 작품으로, 발레의 '성지'로 불리는 상트 페테르부르크 팬들의 극찬을 받았습니다.
오상연 기자입니다.
【 기자 】
칠흑 같은 어둠 속에 서서히 드러나는 병상의 음악가.
죽음을 앞두고 자신의 분신과 부인, 그리고 그를 억압하는 환영들에 시달립니다.
창작의 고통에 허우적거리고 신경쇠약 증세로 휘청거린 음악가를 그린 발레, 차이콥스키입니다.
분열된 자아가 서로 구속하고 억압하는 모습은 강렬하게 폭발했고 흔들리는 심리는 슬프고 유연했습니다.
▶ 스탠딩 : 오상연 / 기자 (상트 페테르부르크)
- "러시아 발레의 거장 보리스 에이프만의 차이콥스키는 이곳 알렉산드린스키 극장에서 국립 발레단의 섬세한 무대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250년 넘는 역사의 국립극장 1,000석을 메운 러시아인들의 반응은 뜨거웠습니다.
▶ 인터뷰 : 마리나 슈흘르비치
- "커다란 감명을 받았고요. 특히 이곳 알렉산드린스키 극장에서 한국 발레단이 차이콥스키 공연을 한 것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입니다."
▶ 인터뷰 : 쿠르바노프 / 페테르부르크 국립대학 교수
- "러시아인으로서 차이콥스키의 정신과 혼을 표현하는 데 있어 부족함이 없는 너무나 훌륭한 공연이었습니다."
세계적인 발레 안무가 보리스 에이프만의 극찬도 이어졌습니다.
▶ 인터뷰 : 보리스 에이프만 안무가
- "교류를 맺은 15년 동안 한국 발레단은 많은 발전을 이뤘습니다. 이번 공연을 한 국립발레단을 세계적 수준의 기량을 가진 발레단으로 생각합니다."
완벽한 무대를 완성한 34명의 출연진은 모두 국립 발레단원들로, 높아진 한국 발레의 위상을 증명했습니다.
MBN뉴스 오상연입니다. [오상연 / art@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