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측 "정계선 기피신청 기각 유감…상식에 맞지 않아"

"양식 있으면 스스로 회피하라" 촉구
"편법적 변론기일 지정… 헌재가 월권하고 있다"

↑ 14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의 법률대리인인 윤갑근 변호사가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첫 변론기일을 마치고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을 나서면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대리인단이 헌법재판소가 정계선 재판관 기피 신청을 기각한 데 대해 "법리에도 공정에도 상식에도 맞지 않다"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윤 대통령 대리인단 윤갑근 변호사는 오늘(14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첫 변론을 마친 뒤 "정계선 재판관에게 공정한 재판을 기대할 수 없다고 생각해 기피 신청을 했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이를 기각해 유감스럽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 측은 어제(13일) 민주당이 추천한 정계선 헌법재판관에 대해 '공정한 심판이 어렵다'며 기피 신청을 제출했습니다. 이에 헌재는 오늘 오후 열린 윤 대통령 탄핵심판 첫 변론기일에서 해당 신청을 기각했습니다.

윤 대통령 측은 이에 "양식 있는 재판부이고 양식 있는 재판관이라면 스스로 회피를 할 거라고 생각한다"며 정 재판관이 스스로 재판에서 빠지도록 회피를 촉구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이미 헌재가 기각 결정을 내린 상황이어서 실질적인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윤갑근 변호사는 헌법재판소가 차후 변론기일을 다섯 번째 기일까지 한꺼번에 지정한 것에 대해서도 반발했습니다.

그는 "편법적으로 기일을 5회 지정할 이유가 없다"며 "법을 지키고 집행해야 할 헌재가 월권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당시 상황이 전시·비상사태에 준하는 긴급 상황이었다는 점을 어떻게 입증할지 묻는 질문에, 윤갑근 변호사는 "전시·사변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는 과거와 현재의 기준이 다를 수 있고, 대통령이 판단하는 상황과 일반인이 판단하는 상황이 다를 수 있다"며 "추후 재판에서 입증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오는 16일 예정된 2차 변론기일에 윤 대통령이 직접 출석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재판 진행 상황과 추후 상황을 보며 증거 신청, 입증 방법을 종합적으로 보고 결정하겠다"고 전했습니다.

↑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첫 변론기일인 14일 오후 정청래 탄핵소추단장(오른쪽)이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을 나서면서 회견중인 윤 대통령의 법률대리인인 윤갑근 변호사(왼쪽)를 쳐다보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한편, 국회 소추위원단은 윤 대통령이 첫 변론기일에 불출석한 것을 두고 "헌법 적대적"이라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김기표 의원은 "본인에 대한 소추를 진행하는 절차에 참석하지 않는 광경은 윤석열 대통령의 반헌법적이고 헌법 적대적인 모습을 충분히 드러낸다"고 말했습니다.

박범계 의원 역시 윤 대통령의 불출석에 대해 "헌법을 대변하는 헌법재판소의 권능에 대해 무력으로 침탈하는 것에 준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오늘 열린 탄핵심판 첫 변론기일은 윤 대통령의 불출석으로 인해 4분 만에 종료됐습니다. 헌법재판소는 16일 2차 변론기일부터는 대통령이 불출석하더라도 변론 절차를 진행할 방침입니다.

[최유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t590267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