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 관계자 "재난 참사에 반려동물 지원체계도 마련해야"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로 179명이 숨진 가운데, 주인과 작별 인사를 하지 못한 반려동물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고인이 촬영한 '둥이'의 모습. / 사진=연합뉴스 |
지난 10일 흰 눈이 발목까지 쌓여있던 전남 장성군의 한 마을.
최강 한파가 전국을 강타한 이날 진도 믹스견 '둥이'는 추위 속에서도 홀로 주인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둥이의 견주 A 씨는 지난달 남편과 함께 태국 여행을 떠났다가 제주항공 참사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최근 건강이 악화해 따뜻한 나라에서 푹 쉬다 오려 했던 여행이 이 부부의 마지막이 된 겁니다.
시신 수습부터 장례, 발인까지 한 달 같은 일주일을 보낸 유족은 고민 끝에 부부가 키우던 둥이를 입양 보내기로 결정했습니다.
그간 유족이 틈틈이 둥이의 밥을 챙겼지만 '돌봄 공백'의 우려는 현실화했고, 마을 주민들의 도움을 구하는 일도 한계에 봉착했습니다.
마음을 추스를 여유조차 없던 유가족에게 힘이 된 건 무안군청과 카라의 발 빠른 보호 조치였습니다.
이날 카라 활동가들은 둥이의 입양을 추진하기 위해 유족과 함께 마을을 방문했습니다.
지난 2일 카라는 각 지자체에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 장례 기간 반려동물 돌봄, 입양 홍보 등을 지원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고, A 씨 유가족의 사정을 인지한 무안군청이 이에 응답해 카라에 지원을 요청한 겁니다.
↑ 지난 10일 제주항공 참사로 주인을 잃은 '둥이'와 유가족들이 작별 인사를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
유족과 둥이에 대한 소유권 이전 동의를 마친 후 둥이를 케이지에 옮기는 작업이 시작됐고, 유가족은 둥이에게 작별 인사를 건넸습니다.
이들은 활동가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둥이를 가족처럼 대해줄 곳에 보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둥이에 대한 보호 조치는 장성군청과 카라의 면밀한 협력 체계를 토대로 이뤄졌습니다.
김영환 카라 정책국장은 오늘(14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동물을 위해서만 아니라, 희생자와 유족을 위해서라도 재난 참사 지원체계에 반려동물 관련 내용이 마련돼야 한다"며 "반려가구 비율이 늘어나는 만
한편, 이에 앞서 제주항공 참사로 주인을 잃은 또 다른 전남 영광군 반려견 '푸딩이'도 유족 동의 하에 동물권 단체 '케어'를 통해 새 가족을 찾아 나서게 됐습니다.
[조수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uyeonjomail@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