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 사망…증가 가능
↑ 8일(현지시간) LA 이튼 지역에서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 AP 연합뉴스 |
미국 서부 최대 도시 로스앤젤레스(LA) 해안가에서 시작된 산불이 돌풍을 타고 시내와 민가로 급격히 번지며 대규모 피해가 일고 있습니다.
8일(현지시간) AP통신과 CNN,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이번 LA 산불로 현재까지 최소 5명이 사망하고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으며, 약 15만 5천 명이 대피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현재까지 보고된 사망자는 5명이지만,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사망자가 이보다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산불은 현지시간으로 7일 LA 해안가 퍼시픽 팰리세이즈 지역에서 시작되어, 최근 이 일대에서 불고 있는 국지성 돌풍 ‘샌타 애나’로 인해 급속히 확산했습니다. 이후 이튼, 허스트, 우들리, 올리바스, 리디아, 할리우드 힐스 등에서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해 총 7건의 대형 산불로 확대되었습니다.
CNN 집계에 따르면 팰리세이즈 산불로 1만 5천 832에이커(약 64㎢)가 불에 탔고, 이튼 산불로 1만 600에이커(약 43㎢)가 소실됐습니다. 허스트 산불은 700에이커(약 2.83㎢), 우들리 산불은 30에이커(약 0.12㎢), 올리바스 산불은 11에이커(약 0.05㎢), 리디아 산불은 80에이커(약 0.32㎢)를 각각 집어삼켰습니다.
가장 최근에 보고된 할리우드 힐스 산불의 범위는 아직 집계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미 여의도 면적(4.5㎢)의 25배 가까운 110㎢ 이상을 화마가 집어삼킨 셈이지만, 규모는 더 커질 가능성이 큽니다. 30%를 진화한 리디아 산불을 제외하면, 나머지 산불의 진화율은 여전히 0%에 머물고 있기 때문입니다.
CNN 집계에 따르면 이번 LA 카운티 대화재로 밤사이 1천 개 이상의 건물이 전소됐고, 초등학교 2곳과 고등학교 1곳도 심각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또한 약 150만 가구 이상에 전력 공급이 중단됐으며, 520억 달러(약 75조 9천억 원)에서 570억 달러(약 83조 2천억 원)에 이르는 재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블룸버그통신은 추정했습니다.
간밤에 어둠과 강풍 여파로 진화 작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한 상황이라, 정확한 피해 규모가 어디까지 불어날지는 가늠하기도 어려운 실정입니다.
↑ 8일(현지시간) 화재 발생한 LA 교외 지역 모습 / 사진 = AP 연합뉴스 |
소방당국은 이러한 화재 규모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인력과 소방용수로 진화에 애를 먹고 있습니다. 현재 약 1,400명의 소방관이 투입되었으나 화재 규모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며, 소화전 사용 역시 제한되어 물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탓에 진화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앤서니 마론 LA카운티 소방서장은 "1∼2건의 대형 산불에는 대비가 돼 있었지만 4건에는 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며 진화 인력 부족을 호소했습니다. 또한 마크 페스트렐라 LA카운티 공공사업국장은 "다수의 소화전에서 몇 시간 동안 물을 끌어다 쓰는 것은 시스템이 버티기 어렵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당국은 주민들에게 물 사용을 제한할 것을 권고했으며, 뉴섬 주지사는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소방 인력을 지원하기 위해 주 방위군을 투입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캘리포니아주를 대규모 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연방 차원의 복구 지원을 명령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 기상청(NWS)은 강풍이 최고 시속 100마일(약 161㎞)에서 50~60마일(약 80~96㎞)로 다소 누그러졌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통해 헬리콥터와 비행기를 이용한 소방 작업이 가능해지면서 진화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
AP통신은 주택 600여 개의 건물이 불에 탄 2008년 실마 화재, 주택 500여 채가 소실됐던 1961년 벨에어 화재에 이어 가장 파괴적인 화재 중 하나로 기록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특히 이튼 산불은 1월에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산불로는 41년 만에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최유진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t590267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