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참사' 사이버 모욕 수사 착수…"처벌 수위 높여야"

과거 세월호 유가족 모욕한 누리꾼 벌금 100만원 선고
"강력한 단속과 처벌이 필요하다"

↑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현장 /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9일 전남 무안 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한 후 온라인 상에 이를 조롱하는 게시글이 다수 올라와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오늘(4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은 국가수사본부 수사국장을 단장으로 전담 수사팀을 꾸려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을 모욕하는 악성 게시글을 수사하고 있습니다. 어제 기준 모욕성 게시글과 유튜브 영상 70건이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한 상태입니다.

전남경찰청 사이버 수사대는 내사 중인 70건 중 6건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고 3건은 영장이 집행됐습니다. 나머지 3건은 법원의 영장 발부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같은 대규모 참사를 향한 악성 게시글은 과거 세월호 참사, 이태원 참사 등에서도 논란이 된 바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에 실질적 단속을 강화하고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 이태원 참사 당시 추모 공간 / 사진=연합뉴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사이버 명예훼손·모욕으로 접수된 사건은 2021년 2만 8988건, 2022년 2만 9258건, 2023년 2만 4252건으로 최근 5년 간 계속해 2만건을 웃돌았습니다. 검거 역시 2021년 1만 7243건, 2022년 1만 8242건, 2023년 2만390건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악성 게시글 작성자들은 검거된 이후 징역형까지 이르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대다수 벌금형에 그치기 때문입니다. 앞서 세월호 유가족을 모욕하는 합성 포스터를 인터넷 커뮤니티에 게시한 누리꾼은 모욕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벌금 100만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악성 게시글 작성자에게 적용되는 혐의는 대부분 모욕, 사자명예훼손,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입니다. 모욕죄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만원 이하 벌금, 사자명예훼손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은 7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법정형 자체가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데다 실제 선고되는 처벌 수위는 더 낮은 편입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악성 게시글은 '영혼의 살인'에 다름없기 때문에 게시자에 대해서는 강력한 단속과 처벌이 필요하다"며 "악성 게시글 작성이 살인에 못지않은 심각한 피해를 준다는 인식을 제고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사법부가 양형을 높일 필요가 있다"며 "특히 반복적으로 악성 게시글을 작성하는 사람에게는 가중 처벌을 통해 해당 범죄가 잘못됐다는 인식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선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sw990339@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