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무안공항 참사 활주로 인근에서 저희 MBN 취재진이 보잉 737 비상착륙 매뉴얼 핸드북 조각을 발견해 단독 보도해드렸데요.
국토교통부는 당시 긴박한 상황을 추정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라면서도 정작 이러한 유류품이 수거되었는지조차 모르고 있었습니다.
당국은 뒤늦게 공항 밖 담장까지 수색에 들어갔습니다.
정치훈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참사 현장에서 발견한 뜯어진 쪽지입니다.
사고기인 보잉 737-800 기종이 비상 상황시 랜딩기어를 내린 상태에서 최소 동력으로 날아갈 수 있는 거리가 적힌 매뉴얼입니다.
뜯긴 흔적으로 미뤄 공항에 착륙시키려 했던 조종사의 필사적인 상황을 알 수 있는 단서입니다.
국토교통부도 QRH로 불리는 이 매뉴얼이 중요한 걸 알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강정현 / 국토교통부 항공운항과장(지난 30일)
- "QRH라고 조종사가 비상시에 쓰는 긴급, 급하게 퀵 레퍼런스 핸드북이라고 그런 매뉴얼 등에 수록돼 (있습니다.)"
매뉴얼 쪽지가 처음 발견된 건 참사 나흘째인 지난 1일.
국토부 관계자는 이런 유류물이 현장에 남아 있는지 몰랐다며, 사실 관계를 밝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뒤늦게 경찰과 조사 당국은 추가 수색을 벌이고 있습니다.
▶ 스탠딩 : 정치훈 / 기자
- "수색을 벌였다지만 여전히 매뉴얼 쪽지가 남아 있습니다. 이 쪽지가 발견된 곳은 사고지점부터 200미터 떨어진 공항 담장 밖으로 누구나 올 수 있는 곳입니다."
▶ 인터뷰 : 이근영 / 한국교통대 항공운항학과 교수
- "우리 같은 사람들이 이렇게 보면 금방 아는데, 그렇게 (현장 수색) 하는 사람들은 그냥 일반 승객이 갖고 다녔던 서류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죠."
항공 사고조사는 초기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지만, 중요한 단서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정치훈입니다. [pressjeong@mbn.co.kr]
영상취재 : 최양규 기자
영상편집 : 최형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