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한국 국회, 원한 어린 싸움의 장"

해외 주요 외신, 어제 한덕수 권한대행 탄핵소추 과정 상세 보도

↑ 어제(27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소추가 진행되고 있는 국회 내부 / 사진=연합뉴스

해외 주요 외신이 어제(27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탄핵소추 과정을 상세히 보도하며 다양한 분석을 제기했습니다.

특히 외신은 한 총리 탄핵소추 표결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 2주 만에 이뤄졌다는 점을 짚었고, 이는 '12·3 계엄사태'로 촉발된 한국의 정치적 혼란을 더욱 가중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한국의 여야가 사태 해결을 위한 협력보다는 대립을 택하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이러한 '싸움의 장' 속에서 한국의 경제와 외교가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도 우려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국 국회에서 한 총리에 대한 탄핵소추가 가결됐다며 "계엄 사태로 시작된 정치적 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 총리 탄핵소추에 대해 "한국의 두 주요 정당이 깊어지는 혼란을 해결하기 위한 협력에 실패하고 있다는 점을 반영한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영국 일간 가디언은 "한국 국회가 국가의 정치적 미래를 둘러싼 원한 어린 싸움의 장이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한국인이 40년 가까이 누린 권리와 자유를 보호하는 일은 숭고한 목표이며 이는 대다수 유권자의 지지를 받는다"며 "하지만 국회의 내부 상황은 민주주의와 힘의 지배 사이의 경계가 얼마나 얇은지를 상기시킨다"고 했습니다.

영국 BBC 방송도 한국의 양당이 혼란의 책임을 서로에게 전가하고 있다며 한 총리 탄핵소추는 "현재 한국이 겪는 정치적 교착상태와 불확실성을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습니다.

아울러 표결 과정에서 혼란이 벌어졌다며 우원식 국회의장의 가결 정족수 선포 뒤 국민의힘 의원들이 의장석 쪽으로 몰려가 거세게 항의한 상황도 소개했습니다.

한편 외신들은 이번 사태가 경제와 외교 등 다른 분야에까지 부정적 여파를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수출 동력이 둔화하고 다음 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에 따른 관세 인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한국의 커지는 정치적 혼란은 경제 부문의 위험까지 키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날 한국의 원화 가치가 2009년 외환 위기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고,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로 코스피도 1% 하락했다고 전했다.

AP통신은 이날 탄핵소추가 "'계엄 사태' 후폭풍 이후 한국이 정상화하고 있다는 점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가운데 이뤄졌다"고 짚었습니다.

[지선우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sw990339@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