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조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굴리는 디지털브리지그룹이 KT클라우드에 상장전지분투자(프리IPO)를 검토 중이다. 그룹 차원에서 국내 인수합병 거래의 공개 입찰에 참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디지털브리지는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사로 30년 전통을 자랑하는 인프라 투자 회사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디지털브리지는 최근 KT클라우드 프리IPO의 적격인수후보군(숏리스트)에 포함됐다.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맥쿼리·미래에셋자산운용 등과 경합을 벌이게 됐다. 일각에선 칼라일그룹과 브룩필드자산운용이 숏리스트에 합류했다고 전망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칼라일그룹은 예비입찰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이번 거래는 KT클라우드의 신주를 다수의 투자자들이 나눠 인수하는 구조로 진행된다. 최대 모집액은 8000억원 정도며, 투자자들은 도합 20% 가량의 지분율을 취득하게 된다. 본입찰은 다음달 말 진행된다. 연내로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크레디트스위스가 투자 유치 자문사로 참여했다.
디지털브리지는 미국 플로리다에 본사를 둔 투자 회사다. 지난 1991년 설립됐으며 NYSE 상장사로 약 21억7200만달러(약 3조원)의 시가총액을 기록 중이다. 상반기 기준 회사의 운용자산 규모는 480억달러(약 68조원) 정도다. 디지털브리지는 데이터센터와 통신타워, 광섬유, 네트워크 설비 등 산업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디지털 인프라에 투자해 왔다.
디지털브리지가 한국 자본시장에서 공개입찰에 뛰어든 건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IB 업계에서는 그룹 차원에서 한국 시장을 전략적인 투자처로 주목하는 행보로 받아들이고 있다. 디지털브리지는 지난 7월 안태은 대표를 신임 아시아·태평양 지역 대표로 임명하기도 했다. 안 대표는 ING그룹과 H&Q코리아, 파트너스그룹 한국사무소에서 활약하며 사모투자 부문 이력을 쌓아왔다.
시장 관계자는 "전세계 인수합병 시장에선 인터넷데이터센터(IDC) 거래가 많은 편인데 한국은 그렇지 않았던 편"이라며 "디지털브리지를 비롯한 글로벌 인프라 펀드들이 희소성 차원에서 투자를 검토 중이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KT클라우드는 기업과 정부에 클라우드(가상서버) 서비스를 제공하며 IDC를 운영한다. 클라우드에선 아마존웹서비스(AWS)에 이어 2위, IDC 부문에서는 1위 사업자로 활약 중이다. 특히 전국 각지에 14개의 IDC를 보유해 후발 주자(LG유플러스·6개) 대비 압도적인 지위를 보여주고 있다. KT클라우드가 투자 유치에 나선 건 클라우드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국내 기업 중 1위이지만 네이버·NHN클라우드와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발빠르게 추격 중이다. 투자 자금을 확보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해야하는 것이다.
전년도 KT클라우드의 매출액은 4559억원이었다. 모회사인 KT의 전체 매출(24조원)과 견줘보면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KT
[강우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