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LG에너지솔루션은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조6482억원과 521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 배터리 기업이 거둔 분기 기준 실적으로 최대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9.9% 늘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7조611억원, 9763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성과를 거의 따라잡았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올해 매출 25조원과 함께 영업이익 1조원도 무난하게 돌파할 것"이라며 "영업이익률도 한 자릿수 중반대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이달 초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기업설명회를 통해 올해 연간 매출 목표를 기존 22조원에서 25조원으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당초 올해 연간 매출 목표를 19조2000억원으로 잡았으나 2분기 호실적을 거두며 이를 22조원으로 올린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올 4분기에도 매출 성장이 예상됨에 따라 목표를 상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수주잔액이 370조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향후 고객사에 공급하기로 계약한 제품이 370조원어치라는 의미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이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설비를 늘리고 있는데, 이를 통해 발주받은 물량이 수주잔액으로 반영됐을 것"이라고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말 수주잔액은 260조원으로, 불과 9개월 만에 110조원 늘었다. 유럽·미국 지역에 대한 추가 투자 계획도 나왔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미국에서 최대한 보조금을 받기 위해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지역의 광물 광산에 지분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유럽연합(EU) 공략을 위해 폴란드에 제2공장을 세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지난 3분기 매출 5조3680억원에 영업이익 5659억원이라는 '어닝 서프라이즈' 성적표를 내놨다. 매출 5조원, 영업이익 5000억원 돌파는 삼성SDI가 세운 최초의 기록이다. 지난해 동기보다 매출은 1조9282억원(56.1%), 영업이익은 1924억원(51.5%) 증가했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6272억원(13.2%), 영업이익은 1369억원(31.9%) 늘었다.
삼성SDI는 3분기까지 이미 전년 연간 실적을 넘어섰다고 덧붙였다. 에너지 부문(배터리 사업)은 매출 4조8340억원, 영업이익 4848억원, 영업이익률 10%로 삼성SDI 실적을 견인했지만 전자재료 부문은 전방 수요 감소로 지난해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급감했다. 에너지 부문에서는 중대형 전지가 효자 노릇을 했다. 고급 전기차 수요가 꾸준히 높아지는 가운데 프리미엄 배터리 P5(Gen.5) 판매가 확대됐다. P5는 삼성SDI가 지난해 출시한 하이니켈 배터리로,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600㎞를 넘는다. 현재 BMW 5세대 전기차에 적용되고 있다. 삼성SDI는 이날 기업설명회에서 4분기 P5 판매를 확대하겠다고 예고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에서 P5를 탑재한 신규 전기차 모델을 출시한다"며 "하이니켈 배터리는 긴 주행거리가 강점으로 향후 유럽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에너지저장장치(ESS)용 전지는 유럽에서 판매가 증가하고 원자재 상승분이 판가에 반영되면서 수익성이
깜짝 실적에 두 기업은 양호한 주가 흐름을 보였다.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은 전 거래일 대비 1만8000원(3.52%) 오른 52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고, 삼성SDI도 2만2000원(3.36%) 상승한 67만7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윤재 기자 / 송민근 기자 / 박윤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