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이하 미국 동부시간 기준) 뉴욕증시 4대 대표 주가지수가 일제히 1~2% 상승폭을 기록하며 거래를 마쳤습니다. '대형주 중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각각 전날보다 1.63%, 1.07% 상승 마감했습니다. '기술주 중심' 나스닥종합주가지수와 '중소형주 중심' 러셀2000 지수는 각각 2.25%, 2.73% 올라 상승폭이 더 컸습니다.
무엇보다 지난 주를 전후해 매수세가 도드라지는 것은 반도체 대장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입니다. 해당 지수는 25일 하루 새 2.26% 올랐는데 최근 5거래일 간 8.83% 올라 같은 기간 S&P 500 지수(4.21%)나 나스닥종합지수(4.77%) 보다 오름폭이 큽니다. 산업 현장에서는 미·중 갈등과 경기 침체 압박 등을 이유로 '반도체 겨울이 오고 있다'는 비관론이 오가지만 투자자들은 엔비디아와 AMD 등 미국 반도체 종목을 집중 매수하는 분위기입니다.
다만 미국주식다이어리(매주 일요일 점심 12시 유튜브 채널 '월가월부')를 통해 말씀드린 대로 아직은 기업들 실적 발표 등에 따른 주가 하방 리스크를 주의해야 합니다. 이날 장 마감 후 시간 외 거래에서 빅테크·반도체 주요 종목 주가가 내림세입니다.
우선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은 이날 본 거래에서 주가가 각각 1.38%, 1.91% 올라서 거래를 마쳤지만 장 마감 후 시간 외 거래에서 각각 2.40%, 6.25% 떨어지는 중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지난 주 3분기 실적을 발표한 테슬라와 마찬가지로 애매한 실적을 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3분기 매출과 주당 순이익(EPS)이 각각 501억2000만달러, 2.35달러를 기록해 금융정보데이터업체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각각 496억1000만달러, 2.30달러)는 넘겼습니다. 회사 매출 성장률은 1년 전보다 10.60% 늘었지만 직전 분기보다는 성장세가 둔화됐습니다. 순 수입의 경우 1년 새 14% 줄었습니다. 특히 전세계 PC 판매 시장이 위축된 여파로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라이센스 판매 수익이 작년 3분기 보다 15% 줄었는데요. 이는 에이미 후드 마이크로소프트 최고 재무 책임자(CFO)가 앞서 7월 언급한 한 자릿수 감소율에 비해 감소폭이 큽니다.
한편 알파벳은 유튜브 광고 수익 감소 타격 탓에 더 실망스러운 실적을 냈습니다. 회사는 3분기 매출과 EPS가 각각 690억9000만 달러, 1.06달러라고 밝혔는데 이는 시장 전문가 예상치(각각 705억8000만 달러, 1.25달러)를 밑도는 수준입니다.
반도체 기술 개발업체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도 이날 발표한 실적 일부가 시장 전문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시간 외 거래에서 약 6% 떨어지는 등 분위기가 어둡습니다. 이 여파로 엔비디아와 AMD도 본 거래에서는 각각 5.25%, 4.72% 올랐지만 시간 외 거래에서는 2% 넘게 하락 중입니다.
한편 이날 채권 시장에서는 주요 미국 국채 수익률이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대표적인 단기물인 3개월 만기 국채 수익률은 2bp(=0.02%포인트) 떨어진 4.14%, 기준금리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bp 떨어진 4.60%, 시중 장기 금리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0bp 하락한 4.10% 를 기록했습니다. 전날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은 국채 등 채권 시장 유동성 강화에 힘쓰겠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뉴욕 = 김인오 특파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