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 도입

↑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 기업 지정 세부 요건

'코스닥은 2부 리그'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한국거래소가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 기업'을 도입한다. 재무실적과 지배구조가 우수한 우량 기업들로 지수를 구성해 코스닥 기피 현상을 극복하고 투자 자금 유입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25일 한국거래소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 기업 지정제도 시행안'을 발표했다. 거래소는 기업들의 신청과 심사를 거친 후 11월21일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 기업을 지정할 계획이다.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 기업 지정을 위해서는 시장평가(시가총액)와 재무실적, 기업지배구조, 기업건전성과 회계투명성 등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일반 기업과 달리 바이오 기업에 대해서는 특수성을 인정해 각기 다른 요건을 적용한다.
선정된 기업들에 대해 1년에 한번씩 거래소가 지정 요건 충족 여부를 다시 심사한다. 지정 유지 심사의 경우 시총과 재무실적 요건은 신규 지정 때보다 완화된 기준을 적용하지만 기업지배구조가 기준에 미달하거나 기업 건전성에 훼손이 발생하면 지정 취소된다. 시행 첫 해인 올해를 제외하고 신규 지정과 지정 취소는 매년 5월 첫 영업일에 이뤄질 예정이다.
거래소가 이 제도를 시행하는 것은 코스닥 저평가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코스닥 시장은 2000년 540개 종목(시가총액 29조원)에서 올해 9월 1582개 종목(308조원)으로 성장했지만 일부 부실 기업 사례가 부각되면서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코스닥150 지수 도입 등 다양한 시도에도 해결책으로는 미흡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거래소 관계자는 "코스닥 디스카운트 해소와 질적 성장, 도약을 위한 새로운 전략으로 세그먼트 지정 제도 도입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세그먼트에 선정된 기업에는 IR 개최, 공시 영문번역 서비스, 상장수수료와 연부과금 면제 등 혜택이 제공된다. 거래소는 글로벌 세그먼트 기업을 별도로 검색하는 기능을 개발하고 이를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거래소는 글로벌 세그먼트 기업을 앞세워 코스닥의 브랜드를 미국의 '나스닥 글로벌 셀렉트'처럼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나스닥 글로벌 셀렉트는 구글, 아마존, 테슬라 등 글로벌 기업들 유치한 나스닥 우량 기업 세그먼트다. 또한 관련 지수와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개발해 외국인 투자자 자금 유치 등을 유도한다.
거래소 관계자는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 기업에 대해 코스닥을 대표하는 블루칩 기업으로 인정되는 홍보 효과가 기대된다"며 "이에 따른 투자 자금 유입과 기업가치 재평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강민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