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자금시장 경색이 크레딧물 등 채권시장 전반의 자금경색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자금시장 경색의 한 요인으로 꼽히는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시장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현재의 '부동산 PF 위기론'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비교해 위기의 시작점과 부동산 PF 구조 등이 다르다는 것이 부각되며 그 여파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현재의 부동산 PF 위기론이 14년 전 금융위기때와 비교해 위기의 시작점이 다르다고 평가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PF시장이 부실화됐고 이 여파로 이후 수년간 건설사와 저축은행 도산이 이어졌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자금시장 경색으로 인한 PF 지급보증 사태라는 점에서 시작점이 다르다"며 "부동산 미분양에 따른 대금 지급 불능 사태는 아직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더 무서운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통상의 부동산 위기는 '부동산 경기 악화→미분양 증가→시행사 현금흐름 악화→PF부실'로 이어지는데 이번의 경우 단기자금시장을 중심으로 한 자금시장 경색이 시작이라는 설명이다.
부동산PF 구조가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며 달라진 점도 이번 사태의 향방이 이전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음을 가늠케한다.
금융위기 이전의 부동산 PF 구조는 건설사가 연대보증과 채무인수 등 무한 책임을 졌다. 반면 현재는 건설사가 직접 형태의 신용보강을 피하고 부동산개발사업 단계(토지매입·인허가·착공·분양·준공 및 입주)에 따른 자금조달 수요에 맞춘 상품(브릿지론·본 PF 대출·중도금 대출·주택담보대출)을 위험에 따라 구조화하고 수익률을 매겨 다수를 참여시켰다. 투자위험도가 높은 토지매입부터 본 PF 단계 이전까지의 브릿지론 자금 대출을 주도한 주체가 증권사로 이들은 금융의 형태로 PF에 참여했으나 결과론적으로는 부동산 개발에 참여하게 됐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예나 지금이나 시행사의 자본력은 여전히 취약하지만 금융위기 이전에는 건설사와 저축은행이 전적으로 모든 리스크를 지는 단순한 구조였다면 이후에는 다수의 참여자를 통해 신용보강을 충실히 갖추는 PF 구조로 진화했다"며 "이 경우 리스크 표면화시에도 금융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고 다수의 주체에 리스크가 분산된다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부동산 개발사업 참여자 확대를 통한 리스크 분산은 역으로 따져보면
[강봉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