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업계에 따르면 24일 현대차를 시작으로 기아(25일), SK하이닉스·LG에너지솔루션·삼성SDI·LG디스플레이(26일) 등 주요 기업의 3분기 실적이 발표된다. 이달 초 잠정 실적을 공시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27일, 28일 콘퍼런스콜과 함께 사업 부문별 3분기 경영 실적을 공식 발표한다. LG화학(31일)과 SK이노베이션(11월 3일)도 실적 공개가 예정됐다.
현대차와 기아 등 자동차 업종은 고수익 차종 판매 호조와 고환율 수혜로 상반기에 이어 역대급 실적이 기대됐지만, 최근 품질비용 이슈에 발목을 잡히며 실적 추정치가 하향되고 있다. 지난 18일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3분기 실적에 현대차 1조3602억원, 기아 1조5442억원 등 총 2조9044억원의 품질비용을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조6000억원대로 하락하고, 기아는 2020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1조원을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고차 사용 연한 증가와 폐차율 축소로 운행되는 중고차 대수와 차량의 잔존연수가 증가했고, 충당금 비용 산정의 전제인 엔진 교환율 추정치도 예상보다 높았다"며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인한 추가 비용까지 반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귀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품질비용 이슈는 실적 하향과 투자자 신뢰 훼손 측면에서 단기 주가 변동을 확대시킬 수 있다"며 "중장기적으론 전동화와 자율주행 모멘텀에 다시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기에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도 변수로 꼽힌다.
사업 부문별 세부 실적 발표를 앞둔 반도체업계도 전 세계 메모리 업황 둔화로 인해 먹구름이 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 3분기 잠정 실적 발표를 통해 3분기 매출 76조원, 영업이익 10조8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보다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1.73% 줄며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디스플레이(DP) 부문과 모바일경험(MX) 부문은 아이폰14 등 신모델 출시 효과로 예상 대비 선방한 반면, 메모리 부문이 우호적인 환율 효과에도 불구하고 전방 수요 위축으로 부진했다"면서 "전방 시장 수요가 예상보다 더욱 강하게 위축되고 있으며 내년 2분기까지 실적 감익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매출 전망치는 11조79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하락하고, 영업이익은 2조94억원으로 절반 수준으로 급감할 것으로 예측됐다.
LG전자의 경우 가전과 TV 등 주요 사업부 수익성이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부진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동원 연구원은 "유럽의 에너지 요금 급등에 따른 실질 소비력 감소가 OLED TV 수요 둔화로 이어지고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TV 세트 가격 인하 전략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전장부품(VS) 사업은 5G를 비롯한 다양한 통신 기술 확보를 기반으로 흑자 구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배터리 업종은 전 세계 전기차 시장 확대와 환율 효과로 실적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발표한 3분기 연결 잠정 영업이익은 52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로 전환했다. 매출 잠정치는 89.9% 증가한 7조6482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삼성SDI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6.31% 증가한 5조3769억원, 영업이익은 35.82% 증가한 5073억원으로 예상된다.
지난 상반기 유가 상승으로 역대급 호황을 누렸던 정유 업종은 3분기 들어 정제마진 급락과 재고 평가 손실로 인해 성장세가 꺾일 것으로 보인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의 실적 전망치가 있는 코스피 상장사 172개의 올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총합은 50조2036억원으로 1개월 전(54조6719억원)보다 8.17% 감소했다. 3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29조5657억원으로 1개월 전(41조2916억원)보다 28.4% 급감했다.
[김금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