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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형 증권사 채권 담당 임원은 최근 채권 시장 동향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지난 12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최종 기준금리가 3.5% 수준일 것'이라는 취지로 발언하면서 이미 기준금리 4%를 반영하고 있는 시장금리가 장기적으로는 더 오르기 어려울 것이란 희망이 시장에 형성됐다는 것이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이 떨어진다. 반대로 금리가 내리면 채권 가격이 올라간다. 금리 인상이 멈추면 시차를 두고 채권 가격도 오를 것이란 기대감에 매수세가 몰리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은 개인투자자의 장기 채권 상장지수펀드(ETF) 순매수세에서도 확인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8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의 'KOSEF국고채10년' 순매수액은 613억2396만원으로, 전년 동기(112억9695만원) 대비 5배 이상 증가했다. 'KBSTAR국채선물10년' 순매수액도 올해 들어 14억281만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억1830만원이 순매도된 것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수치다.
개인투자자들이 장기 국채를 매수하는 첫 번째 이유는 우선 현재 금리 수준이 높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18일 기준 국고채 30년물의 최종호가 수익률은 4.277%로, 올해 초 2.3%대에 비해 크게 올랐다. 금리가 상승하면서 이자 수익도 늘어날 뿐만 아니라 앞으로 금리가 떨어지면 채권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특히 장기 국채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에 민감한 단기물에 비해 경기 침체 우려를 더 빨리 반영해 금리 하향 시점도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현재 국고채 금리는 기준금리 4% 수준을 이미 반영하고 있다"며 "침체 우려를 더욱 빨리 반영해 금리 인하가 먼저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장기 중심의 채권 투자 확대가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미국보다 한국 국채를 선호하는 것은 높은 수준의 환율로 인해 향후 달러당 원화가치가 상승하면 보게 될 환손실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현재 달러당 원화값은 이례적으로 높다. 지난 19일 현재 달러당 원화값은 1400원대 초반으로, 2000년 이후 평균 환율인 달러당 1125원 대비 높은 수준이다.
물론 당분간은 달러가치를 떨어뜨릴 만한 거시경제적 요인이 보이지 않지만, 통상 주식보다 채권의 투자 기간이 길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시점에서 미국 채권에 투자하는 것은 환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
또 미국 국채 금리의 경우 아직 기준금리 수준을 완전히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에 시장금리가 한국보다 더 많이 올라갈 우려가 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기준금리 (상단이) 4.5% 이상, 5%까지 가능하다고 볼 때 국채 금리가 현 수준으로는 충분하지 못할 수 있다"며 "반면 한국은 기준금리가 4%까지 간다고 하면 현 수준 금리는 충분히 올라와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장기 국채는 장기물에 비해 금리에 따른 가격 변동이 크다는 점을 고려하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설명이다.
시장금리가 '피크아웃(정점 통과)'했다고 보지만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연말까지는 일정 구간에서 변동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때 가격 변동에 흔들리지 않고 장기적인 방향성을 보고 투자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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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KB증권 채권상품부 이사는 "기준금리도 금리지만 현재 회사채 스프레드(회사채 금리에서 국고채 금리를 뺀 값)가 100bp 수준으로 높아져 개인투자자들에게 좋은 투자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6일 한국전력은 3년물 회사채를 5.9%, 신한은행도 신종자본증권을 5.7% 금리에
[강인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