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학개미 투자 길잡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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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주가는 이날 실적 발표 이후 시간외거래에서 6.25% 급락하며 208.16달러까지 내려갔다. 올해 나스닥은 32% 하락한 반면 테슬라는 같은 기간 37% 떨어지며 더 큰 폭으로 시장 가치가 줄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물류 문제로 테슬라의 3분기 차량 인도 대수가 예상보다 적게 나왔다"면서 "이 때문에 매출 예상치를 밑돌았다"고 분석했다. 테슬라는 올 3분기 총 34만3830대에 달하는 전기차를 인도했는데 이는 시장 예상치인 35만8000~37만1000대보다 낮은 수준이다. 테슬라가 3분기에 36만5923대를 생산한 것에 비하면 소비자를 상대로 한 배송이 미진했던 것이다. 또 판매가에서 원가를 차감한 마진율은 자동차 부문의 경우 27.9%로 나타났다.
직전 분기와 동일했지만 올해 초(32.9%)보다는 낮게 나타났다. 블룸버그는 "생산량이 3분기 마지막 주에 집중된 것과 함께 완성차를 선박과 트럭으로 배송하는 과정에서 물류난과 비용 문제로도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부품 가격 급등에 자동차 수요 둔화를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시장의 비판을 예상한 듯 자사주 매입 카드를 꺼냈다. 머스크는 "내년에는 의미 있는 수준으로 자사주를 매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사회는 잠재적으로 50억~100억달러 규모로 자사주 매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테슬라는 경기 침체 조짐에도 당초 목표치를 달성하겠다는 뜻을 거듭 강조했다. 향후 생산을 줄일 것이냐는 애널리스트들 질문에 머스크는 "솔직히 우리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페달을 밟고 있다"면서 "경기 침체가 오든 아니든 의미 있는 방식으로 생산량을 줄이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그는 "4분기 전기차에 대한 수요는 매우 높다"면서 "미래에는 우리가 만드는 모든 자동차를 판매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또 "공장은 최고 속도로 가동되고 있다"며 "우리는 우리가 만드는 모든 자동차를 납품하고 있고, 높은 영업 마진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올해 12월에 예상대로 세미트럭을 생산하고 차량 인도 기준 연간 성장률 50%를 달성하겠다는 방침을 주주서한을 통해 발표했다.
세미트럭은 당초 2019년 완성이 목표였지만 1년여 늦어진 올 12월부터 글로벌 음료회사인 '펩시'에 100대를 공급할 계획이다. 테슬라는 펩시 외에도 월마트, DHL, 앤하이저부시 등과도 구매 예약을 논의한 바 있다.
하지만 제시 코언 인베스팅닷컴 애널리스트는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전기차 수요도 어느 정도 영향을 받고 있다는 신호를 테슬라가 보여줬다"며 "더욱이 테슬라는 중국 전기차 회사들과의 경쟁 심화에 직면해 예상보다 둔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머스크는 시가총액 1위 탈환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테슬라가 애플을 훨씬 능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애플과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를 합친 것보다 더 가치가 있는 잠재적인 경로를 모색하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현재 테슬라 시가총액이 6960억달러인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6배 이상 수직 상승할 수 있다는 의미다. 세계에서 가장 시총이 높은 애플과 아람코를 합칠 경우 기업가치는 4조4000억달러에 달한다.
트위터 인수에 대해 머스크는 "트위터는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자산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440억달러에 트위터를 매수하면 그가 테슬라 주식을 상당 부분 매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외신은 머스크가 모자란 금액을 마련하기 위해 테슬라 주식 30억달러(약 4조3000억원)어치를 시장에 팔 수도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테슬라가 미국 오스틴과 독일 베를린 공장 등을 활용해 생산량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을지에도 주목하고 있다. 지난 4월 머스크는 올해 테슬라가 차량 150만대를 생산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올 3분기까지 테슬라는 92만9910대를 만들었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1~3분기 생산량의 60%에 가까운 57만대 이상을 4분기에 생산해내야 한다.
[실리콘밸리 = 이상덕 특파원 / 서울 = 진영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