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학개미 투자 길잡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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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즈브로의 마블 레전드 피규어. [사진 제공 = 해즈브로코리아 홈페이지] |
지난 18일(현지시간) 해즈브로는 지난 3분기 주당순이익(EPS)이 1.42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치였던 1.53달러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실적 발표 당일 해즈브로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약 3% 하락한 65.7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매출액 역시 예상치였던 17억2000만달러를 밑도는 16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가량 떨어진 수치다. 나스닥에 상장된 해즈브로는 지난해 매출 64억달러, 영업이익 7억6330만달러를 올린 기업이다. 시가총액은 90억달러다. 매출액의 70%가 제휴한 회사나 자체 캐릭터의 피규어 등을 판매하는 데서 발생하며 디지털 게임이나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도 매출이 나오고 있다. 3분기 실적 악화는 비주류 사업부인 엔터테인먼트가 부진한 영향이 컸다. 제품 판매 분야에서는 매출액이 10% 정도 줄어들었다. 감소폭은 선방했지만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보니 실적엔 직격탄이 됐다. 엔터테인먼트 매출이 35% 크게 감소한 것도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해즈브로는 실적이 악화한 원인으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들었다. 크리스 콕스 해즈브로 최고경영자(CEO)는 "올해가 지나면서 소비자들이 점점 더 가격에 예민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물가 상승이 소비자들 지갑을 얇게 만들어 완구류에 쓰는 비용을 줄이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지난 2분기부터 쌓이기 시작한 재고를 처리하느라 마케팅 비용을 늘린 것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앞서 완구 기업들은 연말 쇼핑 시즌을 앞두고 재고를 크게 늘렸다. 지난해까지 두 해 연속 이어진 완구 시장의 상승에 올해도 베팅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기업들의 재고가 극에 달한 지난 9월 게릭 존슨 BMO캐피털 연구원은 "완구 산업이 3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을 지속할지에 대해 강한 의문이 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해 지독한 공급난을 겪은 해즈브로와 마텔 등 완구 기업은 올해 상품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 재고를 늘렸다"며 이 같은 재고 확충이 수요가 감소한 올해에는 독이 됐다고 평가했다.
해즈브로뿐만 아니라 바비 인형 제조사로 유명한 마텔 등 경쟁사들도 매출이 줄고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잭스에쿼티리서치는 오는 25일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마텔의 EPS가 전년 동기 대비 13% 낮은 0.73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매출액도 0.8% 감소해 17억5000만달러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월가에서는 이 같은 해즈브로와 마텔의 실망스러운 실적이 연말 쇼핑 시즌을 앞두고 발표돼 더욱 의미심장하게
[강인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