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인수·합병) 분야 전문가로 잘알려진 이승준 텍사스퍼시픽그룹(TPG) 전무가 골드만삭스 PE(사모투자) 부문 한국대표로 전격 영입된다. 골드만삭스는 이 전무의 합류를 계기로 국내 PE 시장에서 공격적인 투자 움직임에 나설 전망이다.
20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이 전무는 골드만삭스 PE부문 한국대표 영입 제안에 최종 수락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과거 친정이던 골드만삭스에서 전문성을 살려 바이아웃펀드·그로스펀드 위주로 사모 투자를 이끌 예정이다.
TPG 재직시절 이 전무는 전세계 1위 럭셔리바닥재(LVT) 업체 녹수 경영권 인수와 국내 1위 이유식 회사인 헬스밸런스 지분 100% 인수를 주도했다. 녹수는 코로나 팬데믹 동안의 부진을 극복하고 인수당시보다 매출 2배에 다다르는 사상최대 실적을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달성하고 있다. 헬스밸런스의 경우 국내 출산율 저하에도 불구하고 작년 건강기능식품 부문 매각 이후 핵심사업인 이유식(베베쿡)에 집중하며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작년에는 첫 해외 진출을 위해 중국 상하이에 베베쿡 법인을 세우고 중국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 전무는 골드만삭스 기업금융부문 상무로 재직하던 2008년 '조 단위 빅딜'이던 하나로텔레콤(현 SK브로드밴드) 매각 과정에서 TPG의 매각주관을 맡으면서 TPG와 인연을 맺었다.
이 전무가 골드만삭스를 떠난 지 8년 만에 돌아온 것은 골드만삭스의 최근 사모 투자 확대 행보와 무관하지 않다.
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골드만삭스는 이 전무 외에도 사모주식(PE), 부동산 투자 및 운영, 펀드레이징 등 다양한 분야의 실무 팀에 근무할 10여명의 인재를 신규채용하는 등 대대적인 인재 확보에 나서고 있다.
올해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은 대체투자 사모펀드 가운데 운용자산 규모가 4450억달러로 세계 3위에 해당한다. 지난 9월에는 2007년 이후 최대 규모인 97억달러 규모의 대체투자 사모펀드 West Street Capital Partners VIII를 클로징하는 등 적극적으로 외부 기관투자자(LP)들의 자금을
해당 펀드는 기술, 금융, 기업 서비스, 소비재, 헬스케어, 친환경 분야 기업들에 평균 3억달러를 투자해 지배적인 지분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번 이 전무와 실무 팀의 인재 확보는 앞으로 골드만삭스가 한국 대체투자 시장에서 더 큰 투자 기회가 있다는 점을 암시한다.
[안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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