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팩텀프라이빗에쿼티(PE)가 강원도 양양에서 리조트와 골프장을 운영하는 '설해원'과 손을 잡고 한화그룹이 보유하던 사이판 월드리조트를 인수했다. 시장 경색으로 자금 모집이 어려운 국면 속에서 유명 리조트 업체와 중견 PEF를 투자 파트너로 영입해 그룹사와 거래를 성사시켜 관련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팩텀PE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보유하던 사이판 월드리조트 운영 법인을 900억원대에 최종 인수했다. 올초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팩텀 PE는 지난달 한화그룹 측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고 이달 납입을 완료했다. 인수대금은 신생 운용사인 베일리프라이빗에쿼티와 공동으로 프로젝트펀드를 조성해 마련했다. 매각 주관사는 삼정KPMG가 맡았다.
강원도 양양에서 고급 리조트와 골프장을 운영하는 설해원이 이번 투자에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해 눈길을 끈다. 새서울레저가 운영하는 설해원은 리조트 운영과 여행 상품 기획 과정에서 시너지 낼 것으로 기대해 이번 투자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팩텀PE는 설해원 외에도 국내 중견 PEF 운용사를 영입해 자금력을 보강했다. NH투자증권 PE-오퍼스프라이빗에쿼티가 블라인드펀드를 통해 공동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팩텀PE가 인수한 사이판 월드리조트는 2009년 11월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당시 워크아웃 중이던 월드건설로부터 매입한 자산이다. 지상 10층에 총 260여 개 객실을 보유한 사이판 월드리조트는 현지 최고급 리조트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월드리조트가 위치한 수수페(Susupe)지역은 사이판 국제공항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 사이판 중심지까지는 약 15분이 소요돼 최적의 입지 요건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지 면적 4만3000㎡에 정글 용지가 7만9000㎡에 이르러 추가 개발도 가능하다. 월드리조트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보유한 호텔과 리조트 중 유일한 해외자산으로, 재무구조 개선 차원에서 비핵심 자산으로 분류해 매각에 나섰다.
팬데믹 기간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면서 2019년 매각 절차를 잠정 중단했던 한화 측은 여행 수요가 급증한 올 초 팩텀PE와 매각 협상을 재개했다. 그러나 금리 인상에 따른 자금 경색으로 국내 주요 기관투자자들이 투자를 잠정 중단했고 신생 업체인 팩텀 PE도 자금 모집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진다. 어려운 시장 상황을 지켜본 한화 측은 인수자 측을 배려해 리오프닝 국면에서도 거래 가격을 올리지 않고, 매수자 측이 자금 모집을 완료할 때까지 시간을 벌어준 것으로 전해진다.
인수자 측은 월드리조트의 입지와 대형 워터파크 시설 등을 활용해 골프, 해양 스포츠 및 아동 동반 가족 여
팩텀PE는 2020년 11월에 설립된 신생 운용사로 총 6건의 포트폴리오에 투자를 집행해 현재 5600억원 규모 투자자산을 관리하고 있다. 카카오VX와 서울옥션블루에도 투자해 2대 주주로 올라있다.
[조윤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