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학개미 투자 길잡이 ◆
17일(현지시간) 미국 4대 상업은행 중 하나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3분기 호실적을 발표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예금과 대출 이자의 차이인 예대마진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월가는 BoA를 포함한 미국 4대 은행 3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좋게 나오면서 아직 경기 둔화가 미국 경기를 덮치지 않았다는 점에 안도하고 있다.
이날 BoA는 3분기에 주당순이익(EPS) 0.78달러와 매출액 245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EPS는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으며 매출액은 예상치인 235억6000만달러를 3.9% 상회했다. 호실적에 힘입어 주가 흐름도 좋았다. 이날 BoA는 전 거래일 대비 6% 상승한 주당 33.6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BoA를 끝으로 미국 4대 은행(JP모건체이스·BoA·웰스파고·씨티그룹)이 3분기 실적을 모두 발표했다. 4곳 모두 EPS는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거나 소폭 하회했고, 매출은 상승했다. 브라이언 모이니핸 BoA 최고경영자(CEO)는 "고객 수가 지속적으로 늘어 매출액이 8% 이상 증가했고, 미국 고객들은 여전히 높은 수준의 저축률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매출이 늘어난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급격하게 인상하면서 예대마진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예대마진은 은행의 대표 수입원이다. 마이크 메이오 웰스파고증권 연구원은 "올해 은행들의 예대마진은 지난해 동기 대비 23%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수익성은 소폭 악화했는데 이는 이익률이 높은 투자은행(IB) 부문의 실적이 감소했고 부실에 대비한 대손충당금을 더 많이 쌓았기 때문이다.
IB 부문은 기업공개(IPO)나 인수·합병(M&A) 수수료가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올해 들어 미국 증시가 부진해 기업들이 상장이나 M&A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대손충당금은 은행이 대출 손실에 대비해 쌓아놓는 적립금이다. 경기가 침체됐을 때 사람들이 대출 이자를 연체할 위험에 대비해 손실금을 예상해 미리 적립해두는 것이다. 대손충당금이 늘어나면 은행 비용이 증가해 수익성은 악화된다.
다만 3분기 은행들의 수익성 악화는 월가에서 예상한 수준에 그쳐 투자자들은 예대마진으로 높아진 매출액에 집중해 실적을 더욱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금융주의 향후 실적에 대한 월가 의견은 갈린다. 메이오 연구원은 2023년까지 예대마진이 강해 호실적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그는 "미국 은행들이 곧 예금 이자를 올려줘야 하는 부담에 맞닥뜨리겠지만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며 "2023년에도 강한 예대마진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연준의 급격한 긴축이 경기 침체로 이어져 은행 수익성 악화가 예상보다 빠르게 나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미국 대형 은행 6곳의 대손충당금은 45억달러로, 세 분기 연속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켄 우스딘 제프리스 연구원은 "경기 전망이 부정적으로 점쳐지면서 은행의 충당금 적립은 자연스럽게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인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