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얼어붙자…반년새 32% 폭락한 리츠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자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주가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리츠 TOP10 지수'가 지난 14일 845.02를 기록했다. 이는 최고점(4월 26일, 1249.96)에서 약 32% 하락한 수치다.
이 지수는 시가총액 상위 10개 리츠로 산출된다. 물류센터가 기초 자산인 ESR켄달스퀘어리츠는 이 기간에 42.59% 하락했다. 그다음으로 하락률이 높았던 것은 직영 주유소가 중심인 코람코에너지리츠(-38.63%)였다. 디앤디플랫폼리츠(-38.35%)와 NH올원리츠(-38.16%)도 부진했다.
금리 인상 속도와 폭이 예상치를 웃돌면서 수익성에 타격을 입었다. 리츠는 투자자들의 자금뿐만 아니라 은행 대출을 활용해 부동산에 투자하고 임대료와 시세 차익으로 수익을 올린다. 실물 자산에 투자한다는 점 덕분에 인플레이션에 대비하는 투자처로 떠올랐지만, 고금리로 차입 비용이 늘고 부동산 가치가 떨어지면서 리츠 역시 고전하고 있다. 시총 1위인 롯데리츠를 비롯해 ESR켄달스퀘어리츠, SK리츠, 제이알글로벌리츠 등은 14일 역사적 저점을 새로 썼다.
다만 일각에서는 리츠의 가치가 과도하게 하락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리츠의 가치를 측정하는 지표인 주가순자산배율(P/NAV)이 이미 시장의 리스크를 상당 수준 반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주가순자산배율은 시총을 순자산가치로 나눈 값이다.
리츠가 보유한 기초 자산에 대해 최근 실시한 감정평가액을 순자산가치로 활용한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현재 상장된 대다수 리츠의 순자산배율은 평균 0.6~0.7배 수준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가격이 폭락했을 때의 극단적인 시나리오를 가정한 주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주가 하락으로 배당수익률이 높아지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이미 일부 상품은 예상 배당수익률이 9%를 넘어섰다.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리츠 평균 배당수익률은 6.2%였으며, 상장 리츠 기준으로는 5.2% 수준이었다.
[강민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