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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이리 e편한세상 |
2월 최초 분양서 완판에 실패한 뒤 9월까지 총 일곱차례의 무순위청약을 실시했다. 분양에 어려움을 겪자 최근 파격적인 혜택을 내걸었다. 분양 후 실입주하는 사람에게 평당 1만원의 관리비를 지원해주겠다는 것이다. 또한 최초 분양가 대비 15% 할인한 금액에 분양을 진행하고 있다.
주택 분양시장이 침체를 맞이하자 공급자들이 혜택 경쟁에 나서고 있다. 미분양은 쌓이고 있는데다 추가 금리인상도 예상되면서 수요자들의 심리가 얼어붙고 있기 때문이다. 중도금 무이자 대출은 물론 500만~1000만원만 있으면 계약이 가능한 계약금 정액제, 에어컨 무상 제공 등 종류도 다양하다.
17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계약금 정액제를 실시하는 분양단지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14일 입주자모집공고를 낸 'e편한세상 헤이리'는 전 가구 단일면적 단지로 분양가가 4억3000만원대지만 1차 계약금은 500만원이다. 통상 계약금은 분양가의 10% 수준이다. 그러나 최초 계약시 500만원을 내고 2주 뒤에 10%에서 50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치르도록 했다.
중도금 무이자 대출 혜택을 제공하는 단지도 다수다. 이달 말 분양을 앞둔 '포레나 평택화양', 지난 8월 분양한 '음성 푸르지오 마크베르'의 경우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에 더해 분양가의 60%인 중도금 전액을 무이자로 대출해주기로 했다. 무이자 혜택까진 아니지만 금리인상에 따른 부담을 덜기 위해 '금리 안심 보장제'를 내건 단지도 있다. '영종국제도시 제일풍경채 디오션'은 분양자들이 중도금 이자가 3.8%를 넘어갈 경우 상승분은 사업자가 부담하기로 했다. 사실상 고정금리로 대출을 제공하는 것이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중도금 대출을 무이자로 제공하면 수요자 입장에서 2~3년 간 자금 흐름의 불확실성이 사라지기 때문에 내집마련 목적의 실수요자를 조금이라도 더 발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계약금 부담을 낮추면 초기 계약률을 어느정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파주운정 푸르지오 파크라인'도 최초 분양가보다 1억5000만~2억원가량을 할인된 가격에 분양을 진행 중이다. 내년 7월 준공을 앞두고 있는 '여의도 월드메르디앙'의 경우 수분양자에게 입주와 함께 12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자 지원 명목이지만 사실상 분양가 할인이다.
공급자들이 경쟁적으로 혜택 제공에 나서는 이유는 미분양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수는 3만2722호다. 지난해 8월까지만해도 1만4864호였던 게 1년만에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집값 하락 속도도 더 빨라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주택가격지수는 8월 대비 0.49% 하락했다. 8월(-0.29%)보다 하락폭이 커졌으며 월간 기준으론 2008년 금융위기의 여파가 작용하던 2009년 1월 이후 13년 7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분양 침체 초입"이라며 "향후 상황이 더 나빠지면 전세분양도 나올 것"이라고 했다. 전세분양이란 전세 가격만 지불하고 거주하다 매입을 원할 경우 분양 전환하는
한편 분양가는 갈수록 오르는 추세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으로 최근 1년간 전국 민간아파트 분양가는 ㎡당 450만5000원으로 나타났다. 8월 말 대비 1.13%, 전년 동월에 비해 5.9% 상승한 수치다.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원자재 가격, 인건비 상승 등의 영향으로 보인다.
[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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