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 같은데, 66만원 더 냈다"…'근로자 햇살론' 금리, 금융사별 천차만별

↑ 서울의 한 시중은행 외벽에 햇살론 대출 상품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제도권 금융을 이용하기 어려운 저소득·저신용 직장인을 위한 정책 상품인 '근로자 햇살론' 금리가 금융회사별로 최대 3.3%포인트나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주의 조건이 같은데도 취급기관에 따라서 금리가 달라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의원(국민의힘) 의원이 서민금융진흥원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근로자 햇살론을 취급하는 제2금융권에서 7월 말 기준 상품 평균 금리가 가장 낮은 곳은 농협상호금융(5.5%)이었다. 새마을금고와 신협상호금융의 평균 금리도 각각 연 5.8%, 연 6.5%였다.
반면 저축은행은 평균 연 7~8%로 상호금융권보다 금리가 높았다.
근로자 햇살론 취급 상위 저축은행 3개사의 7월 말 기준 평균 금리를 보면 NH저축은행은 연 7.3%, 신한금융저축은행은 연 7.7%, SBI저축은행은 연 8.8%였다. 평균 금리가 가장 높은 SBI저축은행과 평균 금리가 가장 낮은 농협상호금융의 금리 차이가 3.3%포인트에 달했다. 단순 계산으로 대출 최대 금액인 2000만원을 빌렸다고 가정할 때 연 최대 66만원의 이자 차이가 발생하는 셈이다.
근로자 햇살론은 연 소득 3500만원 이하 혹은 개인신용평점이 하위 20%에 해당하면서 연소득이 4500만원 이하인 근로자를 위해 연 10.5% 이내 금리로 대출해주는 정책서민금융상품이다. 대출 취급기관은 상호금융조합과 저축은행으로, 최대 2000만원까지 3년 또는 5년 동안 빌릴 수 있다.
하지만, 근로자 햇살론 취급 실적은 평균 금리가 높은 금융사가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민들이 취급기관에 따른 근로자 햇살론 금리 차이를 인지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7월 말 기준 근로자 햇살론 대출 잔액을 보면, 평균 금리가 연 7.7%인 신한금융저축은행이 3848억원으로 가장 많았던 반면, 평균 금리가 5.5%로 가장 낮은 농협상호금융의 잔액은 5분의 1 수준인 762억원에 그쳤다. 금융사별 근로자 햇살론 대출잔액은 NH저축은행이 1511억원, SBI저축은행이 562억원, 새마을금고 515억원, 신협상호금융 403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윤 의원은 "정부 보증이 뒷받침되는 대출 상품은 금융회사 어디를 가던 비슷한 금리 수준이 유지될 필요가 있다"면서 "서민금융진흥원은 더 낮은 금리로 대출을 취급하는 금융사에 더 많은 보증이 공급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에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