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부동산 시세 하락기를 맞아 신축 아파트일수록 매매가 하락폭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경기 과천의 한 신축 아파트 전경. [매경DB] |
하지만 최근 실거래가를 비교하면 확연히 차이가 난다. 지난 6월 주공8단지가 17억8000만원에 거래된 지 석 달 만인 9월 푸르지오써밋이 14억원에 팔려 나갔다. 실거래가 기준으로 두 아파트 시세 차이는 4억원에 육박한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보유자가 매물을 급하게 던질 수밖에 없어 벌어진 상황으로 보인다"며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시세 하락기가 본격화되자 굳건하던 신축 아파트 프리미엄이 오간 데 없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부동산시장이 침체기를 맞아 신축 아파트 집값 거품이 구축 대비 더 빠르게 꺼지는 현상이 관측되고 있다. '똘똘한 한 채' 열풍에 힘입어 대출까지 일으켜 신축으로 주로 쏠리던 아파트 매수 수요가 빠지면서 상대적으로 수요가 적었던 구축 대비 시세 하락폭이 더 커 보이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 |
최근 주택시장 전반에서 아파트 매매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신축 아파트는 구축보다 하락세가 가파르다. 지난해 12월 첫째 주와 올해 10월 둘째 주 지수를 비교하면 신축 아파트는 104.7에서 99.7로 내림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5년 초과∼10년 이하 준신축 아파트는 104.7에서 101.8로 하락했지만 기준선인 100은 지켜냈다. 10년 초과∼15년 이하(105.8→103.8), 15년 초과∼20년 이하(106.4→104.7), 20년 초과 아파트(106.6→106.2) 시세 역시 모두 하락했지만 구축일수록 변동폭이 작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현철 아파트사이클연구소장은 "덜 오른 구축 아파트 시세가 덜 빠진 것은 시장 사이클상 당연하다"고 말했다.
전세시장에서도 신축 아파트에 대한 인기는 예전 같지 않은 상황이다. 전국 5년 이하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이달 둘째 주 98.4로 100을 밑돌았다. 이 수치가 100을 넘지 못한 것은 5년 이하 아파트가 유일하다. 같은 기간 5년 초과∼10년 이하 준신축 아파트(103.5→100.1), 10년 초과∼15년 이하(104.1→102.1), 15년 초과∼20년 이하(104.4→103.1), 20년 초과 아파트(104.5→104.4) 등은 변화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
부동산R114 통계를 봐도 비슷한 상황이 읽힌다. 이 업체가 올해 1월부터 이달 14일까지 서울 아파트 가격 변동률을 분석한 결과 매매가는 0.03% 올랐지만 입주 1∼5년 차 신축 아파트만 1.23%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입주 6∼10년 차 준신축과 입주 10년 초과 구축은 각각 0.35%, 0.1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전세가는 평균 0.9% 떨어졌다. 준신축과 구축 아파트 하락폭은 각각 0.82%, 0.8%에 그쳤지만, 신축 아파트는 1.79% 떨어졌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희소성이 있던 서울 신축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만 튀어 오른 측면이 강했다"며 "부동산 하락기가 닥치자 가장 먼저 조정을 맞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홍장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