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이 큰 시장 흐름이 이어지자 주식 부자들의 지분 가치도 급변하고 있다.신흥 부호로 분류되는 기업인들의 주식 가치는 반토막 밑으로 추락했다. 반면 전통 부호인 대기업 일가의 순위는 상승하고 있다.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기간에 높은 성장성이 주목을 받으며 주가가 급등했던 기업들의 주가가 최근 급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국내 개인주주 순위 상위 50명의 지분평가액은 약 75조8121억원을 기록했다. 연초 집계된 117조6082억원 대비 35%(41조7961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의 하락폭인 26.03%보다 지분평가액 감소율이 셈이다.
상위권을 차지하던 창업자와 벤처기업인들이 고금리에 따른 성장주 급락에 치명타를 입었다.
신흥 부호 중 평가액 감소 규모가 가장 큰 인물은 3조 8235억원이 감소한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다. 올 초 6조7697억원에서 이달 2조9461억원으로 자산규모가 줄면서 순위도 4위에서 7위로 내려왔다. 단순 평균으로 이 기간동안 매일 133억원 가량이 주식 평가액이 줄어든 셈이다.
카카오 만큼이나 주가가 하락한 네이버의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의 지분가치는 2조3047억원에서 9930억원으로 하락하면서 1조 부자 클럽에서도 빠지게 됐다. 'BTS 아버지'로 불리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의 지분가치 역시 3조원 이상 줄었다. 이 기간 중 방 의장 보유 지분가치는 4조6095억원에서 1조5058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하이브는 방탄소년단(BTS) 활동 중단 이후 주가가 내리막을 걷고 있다.
게임 회사의 주가 폭락으로 관련 기업인들도 지분평가액이 대폭 감소했다.
지분가치 감소액 상위 10명 중 네명이 게임 회사의 주주였다. '검은 사막' 등으로 인기를 끈 펄어비스 김대일 의장의 지분평가액은 3조1560억원에서 9915억원으로 2조1644억원 줄어들었다. 박관호 위메이드 의장의 지분평가액은 2조7282억원에서 6067억원으로 2조1214억원 쪼그라들었다. 위메이드는 인기작 '미르M’ 등을 만든 게임사다.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과 방준혁 넷마블 의장도 각각 지분평가액이 1조9452억원, 1조7236억원 줄었다. 방준혁 의장 역시 지분가치 1조클럽에서 탈락했다.
대기업 오너들도 주가 하락을 피하진 못했다. 다만 지분가치가 줄었지만 감소율 자체가 높지 않아 지분가치 랭킹에서 순위가 상승하는 경우도 많았다.
현대글로비스(지분율 20%) 등을 보유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9위에서 6위로 3계단 올라섰다. 지분평가액은 7245억원 감소해 2조9613억원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19계단 급등하며 10위로 올라섰다. LG 지분 15.95%를 소유한 구 회장은 평가액이 2조328억원에서 1조9700억원으로 627억원 감소하는 데 그쳤다. LG가 주가 방어에 적극적으로 나선 효과로 평가된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은 HD현대(지분율 26.6%)은 지분가치가 1조1262억원에서 1조2186억원으로 오히려 늘었다. 덕분에 순위 역시 27위에서 16위로 껑충 올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조 6217억원으로 10위에서 8위로 올라섰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조영식 의장과 셀트리온 서정진 명예회장의 순위가 바뀌었다. 코로나가 잠잠해지면서 조 의장의 지분가치 순위는 20위에서 24위로 밀렸다. 같은 기간 서 명예회장은 22위에서 17위로 5계단 상승했다.
부동의 1위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다. 삼성전자(지분율 1.
[강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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