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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한국은행이 석 달 만에 재차 '빅스텝'을 단행하면서 부동산시장이 침체기를 넘어 빙하기로 접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주택 매수심리가 위축되고 대출 금리가 치솟으면서 갭투자자와 영끌족들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2일 기존 연 2.50%였던 기준금리를 연 3.00%로 0.50%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사상 초유의 다섯 차례 연속 인상에 지난 2012년 10월 이후 10년 만에 기준금리 연 3% 시대가 열렸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달 30일 기준 연 4.73~7.14%를 나타냈다. 2년 전과 비교해 2배가량 뛰었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오는 연말 대출 금리가 연 8%대에 진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권에서는 오는 17일 발표되는 9월 코픽스도 3%를 웃돌게 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코픽스가 3%대를 돌파하는 것은 지난 2012년 12월(3.09%) 이후 9년 9개월 만이다.
지난 2020년 초 주담대 고정형 상품을 연 3.64%에 3억원을 10년 동안 상환하는 만기일시상환 방식으로 이용했을 때, 지출해야 하는 이자는 총 1억920만원이다. 같은 조건에서 금리만 연 7.14%로 변경되면 총 2억1420만원으로 불어난다. 단순 계산으로도 매달 나가는 이자가 91만원에서 178만원으로 증가하는 것이다.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정부가 집 사라고 할 땐 언제고", "내가 하우스푸어다", "실거주자도 공포가 체감된다", "빚 갚으려고 집 내놨는데 너무 안 팔린다", "분명 갚을 능력이 되는 정도에서 대출을 실행한 건데 상황이 이렇게 돼 우울하다", "세입자에게 보증금 일부를 돌려줘야 하는데 대출밖에 답이 없어 부담스러운 게 사실" 등 근심 깊은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예상보다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주택 매매가격 내림세도 가팔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시세 차익을 기대하고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집을 산 영끌족이 패닉셀링에 나설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매매가격에 연동되는 전세가격 역시 하락하면서 갭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하는 사고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둘째 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0.23% 내려갔다. 지난 2012년 5월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후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도 0.22% 주저앉으면서 20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매매거래도 좀처럼 체결되지 않고 있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전국의 주택 매매 거래량은 38만539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3만7317건) 대비 반 토막 났다. 특히 지난 8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사상 처음으로 1000건을 밑돌았다. 지난 2006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아후 처음으로 월별 매매 거래량이 1000건에 미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주택 가격 하방 압력과 거래절벽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진형 경인여대 경영과 교수는 "영끌족의 매물 출회가 늘어날 것"이라며 "고금리 상황에 부동산시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연내 추가 금리 인상으로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 상단이 더 높아질 것"이라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제도가 시행 중이라 이자 부담이 늘면 대출 한도는 더 축소돼 위축된 매수 심리를 쉽게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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