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사업'인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이 공사 재개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 4월 중순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이 공사를 중단한지 183일 만이다.
둔촌주공재건축조합은 15일 임시총회를 열고 조합·시공사업단 공사재개 합의문 추인 의결 등을 포함한 19개 안건을 가결시켰다. 법적 분쟁 소지가 남은 '상가 쪽지분자'들과 관련된 상가대표단체 취소 의결의 건 및 상가대표단체(통합상가위원회) 승인 및 수행업무 추인의 건' 등도 모두 취소의결됐다.
그동안 쟁점이 됐던 부분이 임시총회를 통해 승인을 받으면서 공사 재개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조합, 시공단은 오는 17일 재착공 행사를 열고 본격적인 공사를 진행한다.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은 공사비 증액 문제 등을 이유로 지난 4월 15일 공정률 52% 상황에서 공사가 중단됐다. 이후 조합과 시공사업단은 8월 중순 공사비 증액, 상가 문제 등에 대한 9개 사항에 합의하고 총회에서 이를 추인받기로 하면서 공사 재개 실마리를 찾는데 성공했다.
둔촌주공 재건축사업은 기존 5930가구를 철거하고 85개동·1만2032가구 규모의 새로운 단지를 짓는 재건축 사업이다. 일반분양 물량만 5000가구가 넘어 청약 대기자들에게 관심이 높다.
일반 분양 일정은 이르면 2023년 1~2월이 될 전망이다. 다만 공사비 협상이 변수로 남아있고 분양가 심사를 거쳐야하는만큼 일반 분양 시점이 확정되려면 좀 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둔촌주공 재건축사업은 2016년 총회에서 2조6000억원 규모 공사비를 의결했다. 이후 시공사에서 설계 변경 등을 이유로 2020년 6월 공사비를 3조2000억원 규모로 증액하는 내용의 계약을 당시 조합 집행부와 체결했다. 이에 공사비 증액을 둘러싼 갈등이 빚어지면서 조합 집행부가 교체되고, 공사가 중단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3조2000억원 가량의 공사비는 최근 시공사업단이 분양지연에 따른 금융비용, 재착공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금액, 협력업체들의 공사중단에 따른 손실금액 등을 이유로 추가로 인상 요청을 하면서 4조3600억원 수준까지 늘어났다.
둔촌주공 조합은 이날 총회에서 '시공사업단의 공사비 인상 요청에 대해 한국부동산원에 검증을 요청한다'는 내용의 안건을 통과시켰다. 한국부동산원 검증 결과에 따라 조합과 시공사업단이 추가 협상을 벌여야할 가능성도 있는만큼 일반 분양 시점이 구체화되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둔촌주공아파트통합상가위원회(통합상가위)와의 법적 갈등도 향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서울동부지법은 통합상가위가 둔촌주공재건축조합을 상대로 낸 '총회 일부 안건 상정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지난 14일 전부 기각 결정을 내렸다.
법원은 기각 배경에 대해 "상가안건 결의를 통해 실현하려는 조합의 공익적 목적이 통합상가위원회가 침해받는 이익에 비해 우월한 것으
정비업계 관계자는 "통합상가위가 향후 다른 이슈에 대한 가처분소송을 통해 법적 절차를 밟을 가능성은 남아있지만 법원 판단 근거는 현재 둔촌주공재건축 조합원에게 매우 긍정적인 신호"라고 밝혔다.
[정석환 기자 /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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