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현지 매출이 크게 감소한 국내 화장품 업체들의 주가가 연일 하락하는 가운데 내수 및 일본 시장 점유율 확대가 기대되는 기업이 피난처로 주목받고 있다.
화장품 대장주인 LG생활건강은 14일 57만5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올 초 110만4000원에서 반 토막이 났다. 아모레퍼시픽 역시 같은 기간 16만8000원에서 9만7500원으로 42% 하락했다. 전날엔 두 종목 모두 나란히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화장품 업종은 코로나19로 인한 해외 관광객 감소와 중국의 대도시 봉쇄 여파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업종 중 하나로 꼽힌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실적 부진에 이어 5개사(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코스맥스, 한국콜마, 클리오)의 3분기 합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 12%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10월 중국 당대회 전후 정책 발표에 따른 소비 회복에 대한 기대도 나오지만, 그동안 위축된 수요를 회복하기까진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중국의 소비 부양 정책 외에 당분간 주가를 끌어올릴 요인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허제나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분기 대형 브랜드 2개사의 온라인 채널 매출은 급감했고, 핵심 왕훙(인플루언서)의 부재로 이번 분기에도 상황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며 "10월 이후 결정될 중국의 정책 방향성에 따라 그간 억눌렸던 수요가 4분기에 얼마나 반영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선 중국 비중이 낮은 내수 기반 색조 기업 중 꾸준한 성장성을 보이는 곳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내수 관심주로 클리오, 아이패밀리에스씨, 신세계인터내셔날을 꼽았다. 화장품 시장 규모가 세계 3위인 일본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도 주목된다. 'K뷰
박종대 하나증권 연구원은 "일본 매출 비중이 높은 업체 가운데 국내 브랜드력이 높고 브랜드 종류와 품목이 다양한 업체들이 우선순위"라며 클리오, 아이패밀리에스씨, 브이티지엠피, 에이블씨엔씨를 관심 종목으로 꼽았다.
[김금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