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가 100억원 규모의 회사 기금을 조성해 자사주를 매입한 직원들에게 자금을 대출해준다. 주가가 급락해 반대매매 위기에 놓인 직원들이 적지 않아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최근 직원들과 간담회에서 이 방안을 공유했다. 직원 한 명당 1000만~2000만원 정도를 회사에서 지원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 주가는 이날 1만7750원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해 기록한 장중 고점 9만4400원과 비교할 때 81.2%나 떨어졌다. 최근 카카오뱅크 주가가 급락하며 수억 원 빚까지 내 자사주에 투자한 직원들의 불만이 치솟고 있다.
지난해 8월 상장 당시 카카오뱅크 직원들은 공모가 3만9000원에 전체 물량의 19.5%가량인 1274만3642주를 자사주로 매입했다. 카카오뱅크 주가는 상장 당월 9만4400원까지 올랐지만, 당시엔 우리사주 보호예수 기간인 1년이 지나지 않은 탓에 처분할 수 없었다. 이후 주가가 공모가 밑으로 떨어지면서 직원들 손실이 1인당 수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우리사주조합은 한국증권금융이나 은행에서 돈을 빌려 우리사주를 매입할 수 있다. 한국증권금융에서 빌린 경우엔 담보 유지 비율이 60%다. 공모가 대비 주가가 40% 하락하면 추가로 담보를 납부하거나 대출금을 갚아야 한다
불만이 높아지자 임원진은 주가를 떠받치기 위해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김석 최고전략책임자, 안현철 최고연구개발책임자 등 임원 12명이 지난 6일과 7일 이틀에 걸쳐 자사주 총 5만685주를 매입했다. 이들 임원이 최근 매입한 주식은 8만4370주에 달한다.
[서정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