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준금리 3%시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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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면서 대출 부담을 못 이긴 급급매 매물이 쌓이고 있다. 12일 서울 강남의 한 대단지 상가 중개사무소에 급매를 알리는 안내판이 붙어 있다. [김호영 기자] |
1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에 들어설 예정인 '송파 더 플래티넘' 전용면적 65㎡ 분양권은 최근 13억7260만원에 매물로 올라왔다. 해당 면적 분양가가 최대 14억7260만원으로 책정된 점을 감안하면 소유주가 1억원가량의 손해를 감수하고 매물로 내놓은 것이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주인이 중도금 마련이 어려워 '마피 1억원'에 매물로 내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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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부담에 따른 거래 절벽은 곧바로 매물 적체와 아파트값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3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가격은 0.20% 하락하며 19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 갔다. 특히 최근 '부동산 불패'의 상징으로 여겨진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역시 하락장을 피해 가지 못했다. 강남 3구가 포함된 서울 동남권의 이달 첫 주 아파트 가격은 0.16% 떨어지며 전주 0.14% 대비 하락폭이 더욱 커졌다. 강남구의 경우 하락률 0.13%를 기록하며 전주 0.10%보다 가격이 더욱 가파르게 내려갔다.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 역시 0.20% 하락하며 전주 0.18% 대비 하락폭이 더욱 커졌다.
이 같은 침체기 속에 '빅스텝' 부담이 더해지면서 매매 시장이 '빙하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기원 리치고 대표는 "매매 시장은 더 얼어붙을 수밖에 없고 무주택자들의 전세자금대출 부담은 더 커질 것"이라며 "과거 금리가 0.5%이던 시절에 대출받아 집을 산 사람들은 이번 한은의 '빅스텝' 체감폭이 더욱 클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미국이 다음달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 연말 한은의 금리 상단은 지금보다 더 치솟을 수밖에 없다. 신규 주택담보대출 금리 역시 오를 수밖에 없는 만큼 집값 하락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금리 인상으로 '월세 선호' 현상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 아파트 월세 수급 지수는 한 달 전보다 1.8포인트 상승한 100.1을 기록했다. 월세 수급 지수가 기준선인 100을 넘으면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의미다. 월세 수급 지수가 100을 초과한 것은 지난해 11월 102.5 이후 처음이다. 김 대표는 "금리가 이렇게 오를 경우 수요자들의 선택지는 월세로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매매 시장을 넘어 부동산 시장 전체에 '빙하기'가 도래하면 시행사 등 건설산업 전반에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말 5조2000억원 규모였던 저축은행 부동산PF대출 잔액은 지난 6월 말 10조8000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부동산 시장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PF대출 잔액 규모도 증가했다.
부동산PF대출은 토지만 있는 상황에서 건축사업 가치에 따라 돈을 빌려주는 방식이다. 담보로 잡을 대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PF대출은 부동산 사업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꼽히지만 최근처럼 금리가 계속해서 오르고 환율 변동폭이 크면 그만큼 리스크가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연구원은 "시행사에 돈을 빌려주는 금융사 입장에서는 기준금리와 환율이 요동치면 불확실성이 커지기 때문에 역마진을 우려할 수밖에 없고, 이는 신규 사업 투자가 지연되는 요인이 된다"며 "시행사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돈을 마련
[정석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