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준금리 3%시대 ◆
10년 만에 기준금리가 3%대로 진입하면서 금융시장 자금 흐름에도 거센 변화가 일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앞다퉈 금리 인상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일부 은행은 월이자 지급식 채권까지 발행하면서 개인 자금을 흡수하는 데 주력하고 나섰다. 저금리 시대 부동산이나 코인 등 투자시장으로 이동했던 시중 부동자금이 은행 예·적금 같은 안전자산으로 다시 돌아가는 '역(逆)머니 무브' 현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2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하자 시중은행은 곧바로 수신금리 인상에 착수했다. 우리은행이 즉시 19개 정기예금과 27개 정기적금 금리를 13일부터 최대 1.00%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예금상품 가운데 '우리 첫거래 우대 정기예금'은 금리를 단숨에 1%포인트 올린 최고 연 4.8%로 끌어올렸다. 다른 정기예금 상품 금리도 0.3~0.5%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
적금상품 중에서는 '우리 페이 적금'과 '우리 Magic적금 by 롯데카드' 금리를 현재보다 각각 1%포인트씩 높였다. NH농협은행은 오는 14일부터 거치식 예금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적립식 예금은 기존 금리보다 0.5~0.7%포인트 상향 조정한다. KB국민·신한·하나은행도 이르면 이번주나 늦어도 다음주에는 수신금리 상향에 나설 전망이다. 시중은행이 벌이는 수신금리 인상 경쟁이 뜨거워지면서 최고금리가 연 5%에 육박하는 상품도 속속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1년 만기 기준으로 정기예금 기본금리가 연 4% 이상인 상품이 다수 있는 상태다. 우리은행 'WON플러스예금'이 연 4.65%로 가장 높고 케이뱅크 '코드정기예금'(연 4.6%)이 뒤를 잇고 있다. 이번 빅스텝으로 연 4%대 정기예금 상품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은행으로 시중 부동자금이 몰릴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쏠린다.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정기예금 잔액은 760조5044억원으로 지난 8월과 비교해 30조6838억원, 올해 1월에 비해서는 93조7275억원 증가한 수치다.
이런 가운데 정기예금이나 적금 외에 채권 발행을 통한 은행들의 자금 확보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개인투자자에게 인기가 높은 월 이자 지급식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흡수하는 게 대표적이다. 긴축 국면에 높은 금리를 주고서도 발행 물량을 소화하기가 힘들어지자 기관에 더해 개인 돈까지 빌리고 있다. 신한은행은 오는 14일 월 이자 지급 방식의 신종자본증권을 3100억원 규모로 발행한다. 신종자본증권을 월 이자 지급식으로 발행하는 건 은행권 최초다. 통상
[채종원 기자 / 서정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