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6일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태양광 사업 대출의 부실 우려에 관한 질문을 받고 실태 조사와 제도 개선 방안에 대해 답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농협과 신협 등 상호금융업권의 태양광 관련 대출 규모가 7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14개 은행이 태양광 사업자들에 내준 대출 5조6110억원보다 큰 규모다. 은행 대출 중에서도 담보 가치를 초과한 대출액이 26.7%를 차지하는 가운데, 은행보다 대출 심사를 덜 깐깐하게 진행하는 상호금융업권에서는 이 비중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나 담보 가치 하락으로 금융회사의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6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태양광 대출과 관련해 제도 개선안을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어느 한 분야에서 대출이 이렇게 빠른 속도로 집중됐는데 정부가 손을 놓고 있었다"며 "대부분 변동금리 대출이고, 일부에서는 지방에서 원정 대출을 받기까지 해 부실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실에 따르면 금감원은 태양광 사업 관련 대출을 정부 재정 약 12조1000억원, 금융 공공기관 약 6조원, 은행 약 5조6100억원, 펀드 약 3조1000억원 등으로 파악하고 있었다.
이에 김 위원장은 "태양광 사업과 관련해 대출을 받는 과정에 문제가 있다면 금융당국이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금융감독원에서 조사 결과가 나오면 타 부처와 협의해 개선할 수 있는 점을 찾아보겠다"고 답변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최근 관심이 집중된 태양광 대출과 론스타 판결, 금융권 횡령사고와 수상한 외화송금 등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특히 불법 공매도와 루나·테라 사태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은 "자본시장법이 시행된 이후 불법 공매도 127건이 적발됐지만, 금융위는 단 한 건도 주범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불법 공매도 법인을 법적으로 어디까지 공개할 수 있는지, 필요하면 법을 개정해서라도 적극적으로 해보겠다"고 답했다. 태양광 대출 논란은 국감 내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감원은 7일 태양광 대출 및 펀드 전체 규모와 부실 현황을 발표한다. 윤 의원실이 금감원 등 유관기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농협·새마을금고·수협·신협·산림조합 등 5개 상호금융업권의 태양광 대출 규모는 6조9783억원으로 집계됐다. 농협의 태양광 대출 규모가 3조6472억원으로 가장 컸고 신협(1조7886억원), 새마을금고(1조437억원) 순이었다.
금감원에서 집계한 태양광 관련 신용공여는 약 26조8000억원에 달했는데, 상호금융업권 대출까지 더하면 규모가 약 33조5000억원으로 늘어난다. 특히 문재인 정부 때 태양광 관련 대출이 급증하며 담보 가치 하락에 따른 대출 부실화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상호금융업권의 경우
리스크가 더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농협·수협을 비롯한 상호금융업권은 지역단위 조합으로 각각 독립적으로 운영돼 조합 한 곳당 자산이 수십억 원에 불과한 곳도 있다. 이에 따라 은행과 달리 일부 자산이 부실화되면 조합 전체의 건전성에도 영향을 크게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유신 기자 / 신찬옥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